"한국은 수준 높은 카페 문화와 품질·경험에 대한 높은 기준을 갖추고 있으면서 새로운 브랜드에 열린 태도로 대하는 시장이다. '차지'가 추구하는 방향과 잘 맞닿아 있다고 판단했다."

김좌현 차지코리아 대표는 28일 오전 서울 강남역 인근에 있는 차지(CHAGEE· 패왕차희) 강남 플래그십 매장에서 진행된 기자 간담회에서 한국 진출 배경에 대해 "한국은 문화적으로 영향력이 큰 시장으로, 글로벌 확장 전략에서도 중요한 거점"이라며 이같이 말했다.

28일 오전 11시 서울 강남에 있는 패왕차희(CHAGEE·차지) 강남 플래그십 매장에서 진행된 기자 간담회에서 김좌현 차지코리아 대표(왼쪽)와 김정희 차지코리아 마케팅총괄(CMO)이 질문에 답하고 있다. /민영빈 기자

차지는 2017년 중국 윈난성에서 첫 매장을 연 중국 기반의 글로벌 모던 티(Tea) 브랜드다. 중국 시장에 이어 말레이시아, 태국, 싱가포르, 인도네시아, 필리핀, 베트남, 미국 등으로 매장을 넓혀 왔다. 현재 운영 중인 차지 매장은 7000여 개에 달한다. 차지는 오는 30일 서울 강남 플래그십 매장과 용산 아이파크몰점·신촌점 등 주요 상권 3곳에 직영 매장을 동시에 열 예정이다.

차지의 한국 진출은 국내 밀크티·차 시장에 새로운 경쟁 구도가 형성된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 그간 국내 밀크티 시장은 대표 브랜드 '공차' 중심이었다. 이때 중국 본토 대형 차(茶) 브랜드로 꼽히는 차지가 한국 시장에 진출하면서 소비자 선택지가 확대될 뿐 아니라 시장 경쟁 구도에도 변화가 생길 가능성도 점쳐지는 분위기다.

이 같은 움직임은 중국 티 브랜드들의 해외 확장 흐름과 맞물려 있다. 중국 본토 밀크티 시장은 지난 10여 년간 급성장하면서 주요 도시를 중심으로 매장은 이미 포화 상태에 이르렀고, 경쟁 심화로 성장세도 둔화하고 있다. 중국이 아닌 해외 시장으로 눈을 돌릴 수밖에 없는 상황인 셈이다.

자본시장에서도 이들의 존재감은 커지고 있다. 차지 창업자 장쥔제는 지난해 4월 나스닥 상장을 통해 억만장자 반열에 올랐고, 중국 밀크티 프랜차이즈 기업 미쉐그룹(Mixue group)도 홍콩 주식시장에 상장해 약 80억달러(한화 약 11조8000억원)에 달하는 기업 가치를 인정받았다. 중국 버블티 브랜드 '아운티제니(Auntea Jenny)'도 홍콩 증시에 상장해 아운티제니 창업자 부부의 순자산도 11억달러(약 1조6000억원)로 늘어날 전망이다.

28일 오전 11시 서울 강남에 있는 차지(CHAGEE) 플래그십 매장 모습. 티바(Tea bar)를 중심으로 공간이 구성돼 있다. /민영빈 기자

차지는 제품과 공간, 운영 시스템을 차별화 요소로 내세우고 있다. 김정희 차지코리아 마케팅총괄(CMO)은 "고품질의 원차 찻잎으로 매장에서 직접 우린 차를 제공하고, 차를 중심으로 머무르고 경험할 수 있는 공간을 구현했다"며 "글로벌 표준화된 운영 시스템을 통해 일관된 고품질의 차를 제공하는 게 강점"이라고 했다. 차지는 원차 선택부터 추출 방식, 매장 운영까지 전 과정에 걸쳐 표준화된 시스템을 구축해 전 세계에 있는 7000여 개 매장에서 동일한 품질과 경험을 제공하는 데 집중하고 있다.

대표 제품은 자스민 밀크티, 피치 우롱 밀크티, 다홍파오 밀크티 등으로, 단맛이나 자극적인 맛보다 차와 우유, 원재료 간 균형을 맞춘 게 특징이다. 또 납작한 모양의 전용 빨대는 구멍 구조를 3개로 설계해 음료가 입안에 머무르는 시간을 늘려 차의 풍미를 더 잘 느낄 수 있도록 했다.

특히 공간에 한국 문화·정서를 고려한 요소를 반영했다. 강남 플래그십 매장은 티 바(Tea bar)를 중심으로 동선을 구성했고, 벽면에는 처마와 기와에서 영감받은 디자인을 선보였다. 천장에는 실크 소재를 활용해 차(茶)가 전 세계로 이어져 온 '실크로드'를 표현했다. 신촌점과 용산 아이파크몰점엔 한국 작가 제니스 채와 협업한 벽화를 통해 경복궁·한옥·한강·남산타워·무궁화·백호 등 한국을 상징하는 요소로 공간을 구성했다. 이는 한국 소비자와의 접점을 넓히고 브랜드 경험을 강화하기 위한 현지화 전략으로 보인다.

28일 오전 11시 서울 강남에 있는 차지(CHAGEE) 플래그십 매장 내부 모습. /민영빈 기자

차지는 당분간 가맹사업보다 직영 매장 운영에 집중할 방침이다. 김 대표는 "현재 한국 매장은 직접 운영하고 있다"며 "한국 소비자와 더 가깝게 소통하고 세밀하게 운영·관리하기 위해서다. 소비자와 더 가깝게 소통하고, 매장별 편차 없이 일관된 브랜드 경험을 제공하는 데 집중할 것"이라고 했다. 이어 "당분간 구체적인 가맹사업 계획은 없다"고 했다.

차지는 커피 중심의 국내 음료 시장에서도 프리미엄 차를 중심으로 한 새로운 수요가 형성될 수 있다고 본다. 김 대표는 "한국의 커피 소비가 매우 큰 건 맞지만, 동시에 새로운 라이프스타일과 프리미엄 음료에 대한 수요도 늘고 있다"고 했다.

향후 전략은 속도보다 안정성에 방점을 찍겠다는 게 차지의 입장이다. 김 대표는 "확장의 속도보다 기준을 안정적으로 자리 잡는 것을 우선적으로 하겠다"며 "서울 주요 거점을 시작으로 소비자 반응과 운영 안정성을 살피면서 장기적으로 확대해 나갈 계획"이라고 했다. 이어 "단기적인 화제성보다 일관된 브랜드 경험과 높은 품질을 유지하는 게 중요하다"고 덧붙였다.

중국 브랜드에 대한 소비자 인식도 변수다. 이에 대해 김 대표는 "높은 품질과 일관된 경험을 통해 소비자 신뢰를 얻는 게 가장 중요하다"며 "위생과 안전 관리 기준을 엄격히 적용해 브랜드 가치를 전달할 것"이라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