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0년 가까이 시장을 지켜온 원조 편의점 브랜드 '세븐일레븐'이 4년째 이어진 적자 구조를 해소하고, 이르면 2분기부터 흑자 전환할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오고 있다. 세븐일레븐은 2022년 미니스톱 인수 이후 브랜드 전환, 시스템 통합, 저수익 점포 정리 과정에서 수익성이 크게 흔들렸다. 하지만 지난해부터 적자 폭을 꾸준히 줄여 왔고, 편의점 성수기로 꼽히는 여름을 맞아 실적 반등을 꾀하고 있다.

편의점 세븐일레븐 전경. /코리아세븐 제공

18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한국 세븐일레븐을 운영하는 코리아세븐은 올해 1분기 매출 1조758억원, 영업손실 197억원을 기록했다. 매출은 전년 동기 대비 5.3% 줄었지만, 적자 규모도 42%(143억원) 감소했다. 코리아세븐은 앞서 2022년 49억원, 2023년 641억원, 2024년 844억원, 2025년 686억원 등 4년간 누적 2200억원 규모의 영업손실을 냈다.

세븐일레븐은 전 세계 19개 국가·지역에서 8만6000여개 매장을 운영하는 글로벌 편의점 브랜드다. 한국 라이선스 사업은 동화산업이 시작했고, 1994년부터 롯데그룹이 운영하고 있다.

국내 첫 편의점은 1989년 5월 6일 서울 송파구 오륜동 올림픽선수촌아파트 상가에 문을 연 세븐일레븐 1호점(올림픽점) 이다. 당시 골목 상권은 동네 슈퍼마켓과 구멍가게가 중심이었고, 24시간 영업하는 소매점은 낯선 형태였다. 세븐일레븐은 115㎡(약 35평) 규모 매장에 2000여종의 상품을 갖추고 컵라면, 슬러시, 즉석식품 등을 판매했다.

다만 '원조'라는 상징성이 시장 주도권으로 이어지지는 않았다. 국내 편의점 시장이 급성장하는 과정에서 CU의 전신인 훼미리마트와 GS25가 공격적으로 점포망을 넓히며 양강 체제를 굳혔고, 세븐일레븐은 업계 3위권에 머물렀다.

1989년 문을 연 국내 최초의 편의점 '세븐일레븐 올림픽점'. /코리아세븐 제공

이에 롯데그룹은 인수·합병을 통한 외형 확대 전략을 펼쳐 왔다. 코리아세븐은 2010년 바이더웨이를 약 2740억원에 인수했고, 기존 2000여개 점포에 바이더웨이 1200여개 점포를 더해 3300여개 점포망을 확보했다. 바이더웨이는 1990년 동양그룹이 '동양마트'라는 이름으로 설립한 편의점 브랜드다. 2001년 오리온그룹이 동양그룹에서 분리되면서 오리온그룹 산하에 있다가, 2006년 미국 사모펀드에 매각됐다.

바이더웨이 인수 후 세븐일레븐은 한때 GS25와 2위 경쟁을 벌일 정도로 몸집을 키웠다. 2012년 말에는 7202개 점포를 갖춰 GS25(7138개)를 근소하게 앞서기도 했다. 그러나 GS25가 이듬해 다시 세븐일레븐을 추월했고, CU도 선두 지위를 굳히면서 세븐일레븐은 다시 3위에 머물렀다.

코리아세븐은 2022년 일본 이온그룹이 보유하던 한국미니스톱 지분 100%를 약 3133억원에 인수하며 다시 한번 승부수를 던졌다. 당시 미니스톱은 전국 2600여개 점포와 12개 물류센터를 보유하고 있었고, 소프트크림·치킨·핫바 등 즉석조리식품 경쟁력이 강하다는 평가를 받았다. 코리아세븐은 점포망 확대와 함께 즉석식품 운영 노하우, 물류 인프라를 흡수해 상품 경쟁력을 높이겠다는 구상이었다.

하지만 미니스톱 인수에 적지 않은 통합 비용과 시간이 들었다. 간판 교체, 상품 구색 조정, 물류·전산 시스템 통합, 가맹점 계약 조율, 중복 상권 정리 등을 거치며 일부 점포는 전환 대신 폐점 수순을 밟아야 했다.

그 결과 인수 직후 한때 1만4000개를 넘었던 세븐일레븐 점포 수는 2022년 1만4265개에서 2023년 1만3130개, 2024년 1만2152개, 2025년 1만1040개로 감소했다. 같은 기간 국내 점유율도 27%에서 21%로 낮아졌다.

그래픽=챗GPT DALL-E

다만 몇 년에 걸친 저수익 점포 정리와 통합 비용 부담이 상당 부분 마무리되면서, 올해부터는 세븐일레븐이 흑자로 돌아설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코리아세븐은 지난 3월 김대일 상미당홀딩스(구 SPC그룹) 섹타나인 대표 부사장을 신임 대표이사로 임명하며 체질 개선에도 속도를 내고 있다.

김 대표는 코리아세븐의 첫 외부 출신 대표로 AT커니·베인앤드컴퍼니, 네이버 라인, 핀테크 기업 어센드머니 등을 거친 전략·정보기술(IT)·핀테크 전문가다. 김 대표는 내실 경영 체계를 구축하고 미래 사업 설계, 디지털 테크 혁신 등 경쟁력 확보에 주력한다는 방침이다.

코리아세븐 관계자는 "지난해까지 가맹점의 모객 증대와 함께 매출 및 수익을 높이는 데 방점을 둔 경영 효율화 정책이 결실을 보며 큰 실적 개선세를 이뤘다"며 "개선이 필요한 부분은 보완해 지속적인 우상향 실적 개선을 만들어 낼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