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에 사는 직장인 박모씨는 머지포인트 사용을 놓고 고민에 빠졌다. 머지포인트가 최근 브랜드 기준 3곳에 불과했던 오프라인 매장 제휴를 끊고 온라인으로 사용처를 바꿨기 때문이다. 박씨는 "어떻게든 포인트를 써보려고 제휴 매장을 돌아다녔는데, 이제 어떻게 해야 할지 모르겠다"라며 "'머지감옥'에 갇힌 것 같다"고 말했다.
머지포인트 이용자들 사이에서 머지감옥이란 자조가 터져 나오고 있다. 지난 8월 가맹점 포인트(머지머니) 결제를 중단하며 대규모 환불 사태를 일으킨 머지포인트가 환불은 미뤄둔 채 '보여주기식' 서비스 출시만 계속하고 있어서다. 특히 머지포인트는 최근 잔여 머지머니의 온라인 사용 시 전액을 온라인용 포인트(머지코인)로 바꿔야 하고 환불은 받을 수 없다고 공지했다.
2일 업계에 따르면 머지포인트 운영사 머지플러스는 전날 애플리케이션(앱) 머지포인트를 개편하고 오픈마켓에서 구매한 머지포인트를 사용할 경우 환불을 받을 수 없도록 운영 구조를 변경했다. 지난 9월 머지플러스가 "음식점업 전문 서비스는 계속하겠다"면서 햄버거 프랜차이즈 모스버거 입점을 시작으로 오프라인 매장 확대에 나서겠다고 밝힌 지 3개월 만이다.
머지플러스는 월 1만원 한도에서 햄버거나 돈까스를 구매할 수 있게 했던 기존 방식을 버리고 5000원, 1만원으로 나온 할인권을 구매해 제휴한 온라인몰에서 상품 할인을 받도록 했다. 예를 들어 머지포인트 10만원을 소지한 고객은 그동안 머지포인트 사용이 되는 오프라인 매장을 찾아가 월 1만원 한도에서 할인을 받을 수 있었지만, 이제부턴 할인권을 구매해 온라인에서 사용해야 한다. 할인권 구매를 위해선 10만원 잔액 전부를 머지코인으로 변경해야 하며 이 경우 환불 대상에서 제외된다. 머지플러스는 향후 머지코인 전환 수수료 부과도 예정했다.
머지코인의 온라인 사용처가 제한돼 있다 보니 머지플러스가 고객 돈을 묶어두기 위한 꼼수를 부리고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현재 머지코인 사용처는 화장품 브랜드 '잎순', 축산물 유통업체 '어나더미트', 식품 수입·유통업체 '네이처샵', '이블' 등이 운영하는 직영 온라인몰 4곳이 전부다. 이전까진 모스버거 등 프랜차이즈와 일부 지역 식당에서 사용이 가능했다.
100만원가량 머지포인트를 소지하고 있다는 이모씨는 "머지포인트를 받는 음식점을 찾아다니면 그나마 끼니라도 떼울 수 있었다"면서 "이제는 환불을 포기해 가면서 알지도 못하는 제품을 사야하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그는 이어 "머지포인트만으로 물건을 구매할 수 있는 것도 아니고 4만원씩 하는 제품에서 1만원을 결국 내 돈인 포인트로 채우는 방식"이라고 말했다.
머지포인트는 오픈마켓에서 머지포인트 모바일 상품권을 구매 시 인터넷 쇼핑몰은 물론 대형 마트, 편의점, 각종 프랜차이즈 등에서 20% 할인을 적용받을 수 있도록 만든 서비스로 2018년 9월 처음 시작했다. 1만원어치 포인트를 구매하면 1만2000원을 쓸 수 있다는 점이 인기를 끌며 2019년 이후 판린 머지포인트 규모만 3170억원을 훌쩍 넘어서는 것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머지플러스는 지난해까지 136억원 순손실을 봤고, 부채도 321억원에 달했다. 할인율은 월등히 높았지만, 별다른 수익원이 없었다. 급기야 금융감독원이 전자금융법 위반 소지가 있는지 실태조사에 나서자, 지난 8월 11일 돌연 서비스를 중단했다. 곧장 환불 대란이 터졌고, 지난 9월까지 한국소비자원에 들어온 환불 상담자는 2만1000명을 넘는 것으로 집계됐다.
머지포인트 피해자 모임 등에선 온라인 사용을 자제하자는 자발적 움직임이 나타나고 있다. 일부 이용자들은 머지포인트 온라인 제휴 업체에 직접 전화해 머지포인트와 제휴를 중단해달라는 요청까지 진행하고 있다. 황은하 네이처샵 대표이사는 "머지포인트와의 제휴를 시작한 후 고객 항의가 시작됐다"면서 "제휴를 계속할지 말지 고민하고 있다"고 말했다.
머지포인트 환불은 여전히 요원한 상태다. 머지플러스 측은 구체적인 환불 일정이나 기준도 공개하지 않고 있다. 지난달 5일 진행된 국회 정무위원회 국정감사에서 권남희 머지플러스 대표는 "순차적으로 환불을 진행하고 있다"고 밝혔지만 구체적인 환불 진행 상황이나 규모 등은 언급하지 않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