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정규 타이어뱅크 회장 /뉴스1

전국 타이어뱅크 판매점을 차명으로 운영하며 수십억원대 세금을 탈루한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김정규 타이어뱅크 회장이 파기환송심에서도 실형을 선고받았다. 대법원이 일부 포탈세액에 대해 공소시효가 지났다고 판단하면서 인정 세액은 줄었지만, 형량은 환송 전 항소심과 같았다.

대전고법 형사3부(재판장 김병식 부장판사)는 2일 특정범죄가중처벌법상 조세 등 혐의로 기소된 김 회장에게 징역 3년과 벌금 141억원을 선고했다. 재판부는 환송 전 항소심 판결을 파기하면서도, 일부 세액을 면소한 것을 제외하면 김 회장의 주요 혐의를 다시 유죄로 봤다.

이 사건의 핵심은 타이어뱅크 판매점의 실제 사업자가 누구였는지다. 검찰은 김 회장이 전국 대리점을 실질적으로 소유·운영하면서도 임직원이나 친인척 명의로 개인사업자를 등록했다고 봤다. 매출과 소득을 여러 명의 사업자에게 나눠 귀속시키면, 김 회장 개인에게 적용될 높은 종합소득세율을 피할 수 있다는 구조다.

김 회장은 일부 판매점의 현금 매출을 누락하거나 거래 규모를 축소 신고하는 방식으로 종합소득세를 포탈한 혐의로 2017년 10월 기소됐다. 사실상 근로자인 위탁판매점 점주들에게 일을 시키고도 외부 용역을 공급받은 것처럼 회계 처리해 허위 세금계산서를 발급·수취한 혐의도 함께 적용됐다. 검찰은 애초 탈세액을 약 80억원으로 산정했다.

재판 과정은 길어졌다. 1심은 2019년 김 회장에게 징역 4년과 벌금 100억원을 선고했다. 이후 김 회장 측이 세금 부과 범위를 다투는 행정소송을 제기하면서 항소심 판단까지 6년가량 걸렸다. 이 과정에서 포탈세액은 80억원대에서 55억원으로, 다시 39억원으로 줄었다.

항소심은 지난해 7월 김 회장의 명의 위장 혐의뿐 아니라 1심이 무죄로 본 허위 세금계산서 부분까지 유죄로 판단했다. 당시 항소심 재판부는 김 회장이 명의 위장을 통해 초과누진세율 적용을 피했고, 조세 정의와 납세 의식에 악영향을 미쳤다고 봤다. 항소심은 김 회장에게 징역 3년과 벌금 141억원을 선고하고 법정구속했다.

대법원은 지난 1월 사건을 대전고법으로 돌려보냈다. 2008년부터 2015년까지의 종합소득세 포탈액 39억원 중 2009년과 2010년 귀속분 약 8억4000만원은 공소시효가 지나 면소해야 한다는 취지였다. 다만 대법원은 김 회장 측의 나머지 상고 이유는 받아들이지 않았다.

파기환송심에서 인정된 포탈세액은 31억5000만원으로 줄었다. 김 회장 측은 다른 연도에서도 포탈세액이 과다 산정됐고, 사업 구조도 위법한 명의 위장이 아니라 본사 투자형 가맹 모델이었다고 주장했다. 그러나 환송심 재판부는 대법원이 이미 배척한 부분은 다시 심리할 수 없다는 입장을 유지했다.

검찰은 지난달 결심공판에서 김 회장에게 징역 7년과 벌금 700억원을 구형했다. 김 회장 측은 관련 세금을 모두 납부했고 계획적 범행이 아니라며 선처를 요청했지만, 재판부는 실형 선고가 불가피하다고 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