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우재 전 삼성전기 고문./뉴스1

무속인 애인의 사건과 관련해 허위 실종 신고를 공모한 혐의로 1심에서 실형을 선고받은 임우재 전 삼성전기(009150) 고문이 법원에 보석을 청구했다.

28일 법조계에 따르면 임 전 고문은 지난 20일 서울고법 형사13부(재판장 김무신 부장판사)에 보석 허가를 신청했다.

이날 열린 보석 심문에서 임 전 고문 측 변호인은 임 전 고문이 초범이라는 점을 강조했다. 범행 이력이 없어 보석에서 제외돼야 할 이유가 없다고 말했다.

또 항소심에서 1심과는 다른 사정이 생겼다고 했다. 항소심 공판 과정에서 임 전 고문이 실종 신고 사실은 몰랐고 범행에 고의로 가담한 게 아니라는 취지의 증언이 나와 상황이 달라졌다고 했다.

임 전 고문 측은 가족 사정도 언급했다. 변호인은 "임 전 고문의 아버지가 지난해 9월에 돌아가시고 어머니 혼자 살아계신 상태"라며 "현재 (임 전 고문이) 해외에 나가 있다고 거짓말을 하고 있다"고 했다. 임 전 고문의 딱한 사정을 고려해 보석을 허가해달라고 했다.

임 전 고문은 재판장이 보석에 관한 입장을 묻자 "특별히 할 말은 없다"며 "재판장님께 선처를 부탁드린다"고 했다.

또 임 전 고문 측은 이날 재판에서 "임 전 고문은 10분 정도의 거리를 한 번 운전해 준 것에 불과하다"며 "범행의 본질이 아니며 다른 사람이 할 수도 있는 대체 가능한 행위였다"고 주장했다. 이에 재판부에 무죄 또는 집행유예 판결을 내려달라고 요청했다.

임 전 고문도 최후 진술에서 "앞으로 이런 일에는 절대로 휘말리지 않고 성실하게 사회에 보탬이 되도록 하겠다"며 "선처를 진심으로 간곡히 바란다"고 말했다.

임 전 고문에 대한 항소심 선고는 오는 6월 25일 내려질 예정이다. 1심 재판부는 지난해 12월 30일 위계공무집행방해 혐의로 기소된 임 전 고문에게 징역 1년을 선고했다.

이 사건은 지난해 4월 경기 연천군에서 발생했다. 무속인 A씨는 80대 할머니 B씨의 아들과 갈등을 빚자, B씨의 손자 등을 시켜 B씨를 집에 가둔 뒤 감시하고 폭행한 혐의를 받는다. 검찰은 A씨에게 특수중감금치상 혐의를 적용했다.

검찰은 B씨가 탈출해 경찰에 신고하자 A씨가 수사를 방해하기 위해 허위 소동을 꾸민 것으로 보고 있다. A씨는 B씨의 손녀에게 "강압 수사를 받아 무섭고 살기 싫다"는 취지의 유서 형식 메시지를 가족에게 보내게 한 것으로 조사됐다.

또 B씨의 손자에게는 여동생이 극단적 선택을 한 것처럼 허위 실종 신고를 하게 한 것으로 검찰은 판단했다.

임 전 고문은 이 과정에서 A씨와 함께 B씨의 손녀를 차량에 태워 이동한 혐의를 받는다.

1심 재판부는 임 전 고문이 B씨에 대한 감금과 폭행에는 직접 가담하지 않았다고 봤다. 다만 이후 거짓 자살 소동과 허위 실종 신고 과정에서는 핵심적인 역할을 했다고 판단했다.

재판부는 임 전 고문에 대해 "범행 사실을 알고 있었음에도 애인인 A씨의 처벌을 피하게 할 목적으로 위계공무집행방해 계획의 핵심 역할을 수행했다"고 했다. 이어 "법정에 이르기까지 증거 조작에 가담하고 범행 고의를 부인하고 있어 범행을 반성하고 있는지 의문"이라고 했다.

임 전 고문은 이부진 호텔신라(008770) 사장의 전 남편이다. 지난 1999년 삼성그룹 총수 3세와 평사원 사이의 결혼으로 화제를 모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