젠슨황 엔비디아 최고경영자(CEO)가 불러일으킨 돌풍에 코스피 대형주들이 줄줄이 웃은 하루였다. 장 시작 후 8500선을 돌파한 코스피 지수는 장중 8800선까지 넘겼다.
코스피 지수는 1일 전 거래일보다 3.68%(312.23포인트) 오른 8788.38에 장을 마쳤다. 이날 전날보다 0.11% 상승한 8485.67로 출발한 코스피 지수는 곧바로 8500선을 돌파한 뒤, 8600, 8700, 8800선을 차례로 넘겼다.
코스피 지수가 급등하자 거래소는 오전 11시 30분쯤 유가증권시장에 매수 사이드카를 발동하기도 했다. 올해 들어 11번째로 발동된 매수 사이드카다.
이날 유가증권시장은 기관 중에서도 금융투자업체가 이끌었다. 외국인이 3조원 넘게 팔아치운 가운데, 기관은 2조5854억원 순매수했다. 특히 개인의 상장지수펀드(ETF) 수급이 집계되는 금융투자업체가 2조7590억원 사들인 것으로 나타났다. 개인은 6017억원 순매수했다.
역대급 상승 랠리를 이끈 것은 반도체 수출 호조와 젠슨황 CEO의 행보였다. 이날 발표된 5월 수출입 동향에 따르면, 5월 수출액은 전년 대비 53.2% 증가한 877억5000만달러로 집계됐다. 이는 월간 기준 역대 최대 기록이다. 특히 반도체 수출이 169.4% 급증하며 수출 호조를 이끌었다.
이경민 대신증권 연구원은 "반도체 업종 실적 기대감을 상회하면서 주가 상방 압력으로 작용했다"고 분석했다.
여기에 코스피 대형주들은 젠슨황 CEO의 방한 소식과 기조연설에 웃었다. 젠슨황 CEO는 이날 대만 타이베이에서 열린 'GTC 타이베이' 기조연설에서 "현재 베라 루빈 칩은 완전히 생산 중"이라고 말했다. 여기에 SK하이닉스, 삼성전자, 마이크론의 차세대 고대역폭메모리(HBM4)를 탑재했다고 밝혔다.
이 연구원은 "이에 반도체 업종의 투자심리가 강화됐다"면서 "삼성전자는 최근 SK하이닉스 대비 상승 탄력이 둔화됐던 만큼 이날 가파른 급등세를 보였다"고 분석했다.
삼성전자(005930)와 삼성전자우(005935)는 이날 각각 10%, 13% 급등했다. 특히 삼성전자는 이날 단일종목 기준 사상 처음으로 시가총액 2000조원을 기록하기도 했다.
이달 초 젠슨황 CEO의 방한 일정을 앞두고서는 엔비디아와의 협력 가능성이 있는 대형주로 기대감이 몰렸다. 특히 구광모 LG그룹 회장과 회동한다는 소식에 LG전자(066570)와 LG(003550)도 상승 마감했다.
젠슨황 CEO가 사옥을 찾는다는 소식이 전해진 NAVER(035420)를 비롯해, 두산(000150), 삼성에스디에스(018260) 등도 엔비디아 협력 기대감에 올랐다.
여기에 피지컬 인공지능(AI) 모멘텀으로 두산로보틱스(454910)와 LG씨엔에스(064400), 현대차(005380)도 상승 마감에 성공했다. 이 연구원은 "AI, 로봇 모멘텀이 부각되면서 관련 대형주가 지수 강세를 주도했다"고 설명했다.
다만 주도주 쏠림 현상은 심화되고 있다. 코스피 등락비율(ADR)은 47% 수준으로 여전히 저점 부근이라는 분석이다.
코스피 지수에 비해 코스닥 지수는 부진을 면치 못했다. 같은 시간 코스닥 지수는 전일 대비 2.30%(24.77포인트) 하락한 1050.03에 마감했다. 코스닥 시장에서 외국인이 8597억원 순매수했지만, 개인과 기관은 각각 5377억원, 2933억원 순매도했다.
강진혁 신한투자증권 선임연구원은 "코스닥 지수는 대부분 업종 부진에 '천스닥(코스닥 1000)' 이탈 위협을 받았다"며 "코스닥 ADR은 50%를 하회하며 투자심리 전반이 부진한 모습을 보였다"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