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주식시장의 결제 주기를 하루 줄이는 'T+1' 체제 도입 논의가 본격화되고 있다. 현재 거래 체결일로부터 이틀 뒤 결제가 이뤄지는 구조를 하루 단축해 투자금 회전 속도를 높이고 시장 효율성을 개선하겠다는 취지다. 다만 외환시장 인프라와 외국인 투자자 대응, 금융권 시스템 개편 등 해결해야 할 과제도 적지 않다는 평가가 나온다.

코스피가 장중 상승 전환해 7500선을 넘은 18일 오전 서울 중구 하나은행 본점 딜링룸 전광판에 코스피 지수가 표시되고 있다. 이날 코스피는 전 거래일 대비 48.89포인트(0.67%) 내린 7443.29에 거래를 시작했다./뉴스1

18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한국거래소와 한국예탁결제원 등 유관기관은 이달 중 결제주기 단축을 주제로 토론회를 열고 업계·전문가·개인투자자 의견을 수렴할 예정이다.

현재 국내 주식 거래는 매매 체결 이후 이틀 뒤 결제가 완료되는 'T+2' 방식을 사용하고 있다. 거래소와 예탁결제원 등이 중간에서 결제 불이행 위험을 관리하는 구조다. 투자자는 결제 전까지 매도 대금을 바로 활용할 수 없다는 점에서 불편을 제기해왔다. 반면 T+1 체제로 바뀌면 매도 대금 회수와 재투자 시점이 빨라져 시장 전체 자금 흐름도 개선될 수 있다는 기대가 나온다.

결제 주기 단축 논의는 지난 3월 이재명 대통령이 청와대 자본시장 간담회에서 관련 필요성을 언급한 이후 속도가 붙었다. 당시 이 대통령은 "오늘 주식을 팔았는데 돈을 왜 모레 주냐는 얘기가 있다"며 제도 개선 가능성을 검토할 필요가 있다고 언급한 바 있다.

유관 기관도 해외 사례 점검에 나섰다. 거래소·예탁결제원·금융투자협회 등으로 구성된 워킹그룹은 지난달 17일부터 이달 1일까지 미국과 유럽을 방문해 현지 운영 상황을 조사했다. 미국은 2024년 5월부터 이미 T+1 결제를 시행 중이며, 영국과 유럽연합(EU) 역시 내년 10월 도입을 추진하고 있다. 국내 역시 비슷한 시점을 목표로 논의가 진행될 가능성이 크다는 전망이 나온다.

다만 실제 시행까지는 넘어야 할 장벽이 적지 않다. 가장 큰 변수는 외국인 투자자와 외환시장 인프라다. 결제 주기가 하루 단축되면 해외 투자자는 시차 문제로 사실상 거래 당일 새벽부터 결제 준비를 해야 할 수 있다.

국내 외환시장은 오는 7월부터 24시간 운영 체제로 확대되지만, 역외 원화 결제 시스템은 2027년 구축이 목표다. 외국인 투자 비중이 높은 국내 증시 특성상 원화 환전과 결제 시스템이 충분히 정비되지 않으면 해외 자금 유출 가능성이 있다는 우려도 제기된다. 실제 아시아권에서는 현재 홍콩만 T+1 도입 계획을 공식화한 상태다.

증권업계 시스템 개편 부담도 크다. 거래소와 예탁결제원뿐 아니라 증권사·운용사·은행 등도 결제 프로세스와 전산 체계를 전면 손봐야 하기 때문이다. 결제 시간이 앞당겨질 경우 금융권 야간 업무가 늘어날 가능성이 높아 노조와의 협의 역시 필요한 상황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