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5일 오후 서울 중구 하나은행 본점 딜링룸. /뉴스1

코스피가 지난주 장중 사상 처음으로 8000선을 돌파하는 급등세를 보였지만, 투자자들은 오히려 증시 하락에 베팅하는 상장지수펀드(ETF)를 대거 사들인 것으로 나타났다. 급등장 이후 조정 가능성에 무게를 둔 투자 수요가 늘어난 것으로 풀이된다.

17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지난주(11~15일) 'KODEX 200선물인버스2X'에는 3276억원이 순유입됐다. 전체 ETF 가운데 상위권 규모다. 이 상품은 코스피200 지수 하락률을 2배로 추종하는 대표적인 '곱버스' ETF다.

같은 기간 코스피는 상승 흐름을 이어가며 15일 장중 8046.78까지 치솟아 처음으로 '팔천피'를 기록했다. 그러나 장 후반 차익실현 매물이 쏟아지면서 6% 넘게 급락했고, 지수는 다시 7000선대로 내려왔다.

투자자들은 지수가 빠르게 오르는 과정에서도 꾸준히 인버스 ETF 비중을 늘린 것으로 나타났다. 코스피가 6598.87에서 7498.00으로 13% 넘게 상승했던 5월 첫째 주(4~8일)에도 'KODEX 200선물인버스2X'에는 1255억원이 순유입됐다. 같은 기간 'TIGER 200선물인버스2X'에도 511억원이 들어왔고, 지난주에는 유입 규모가 1095억원으로 더 커졌다.

코스피가 7000선을 돌파한 이후 8000선까지 상승하는 동안 전체 ETF 시장 자금도 인버스 상품에 집중됐다. 이 기간 'KODEX 200선물인버스2X'에는 34조원 넘는 자금이 유입된 것으로 집계됐다. 자금 유입 상위 1~3위 역시 모두 인버스 ETF가 차지했다.

다만 수익률은 지수 상승세 영향으로 부진했다. 지난주 'KODEX 200선물인버스2X' 수익률은 -4.07%를 기록했다. 15일 코스피 급락에 따른 반등 수익률(+13.46%)이 반영된 결과다. 이를 제외한 11~14일 기준 수익률은 -15%를 웃돌았다.

반면 상승장에서는 레버리지 ETF가 강세를 나타냈다. 국내 IT 대형주에 2배 레버리지로 투자하는 'TIGER200IT레버리지'는 같은 기간 44%대 수익률을 기록하며 전체 ETF 가운데 가장 높은 성과를 냈다. 글로벌 고대역폭메모리(HBM) 기업에 투자하는 반도체 ETF들도 수익률 상위권에 올랐다.

증권업계에서는 최근 코스피 변동성이 크게 확대된 만큼 단기 조정 가능성을 경계하는 분위기다. 다만 증시 주변 자금이 여전히 풍부한 만큼 추세 자체가 꺾인 것은 아니라는 분석도 나온다.

금융투자협회에 따르면 지난 14일 기준 투자자예탁금은 133조원을 넘어선 상태다. 증권가에서는 대외 변수 안정 여부에 따라 대기 자금이 다시 증시로 유입될 가능성이 있다고 보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