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D현대일렉트릭의 초고압변압기. /HD현대일렉트릭 제공

이달 들어 국내 증시에서 AI(인공지능) 전력주(株)가 강세를 보이고 있다. AI 전력 수요가 폭증하는 데다 대(對)미 수출이 견조한 성장세를 보이면서 주가가 상승세를 탔다.

특히 전력기기 대장주인 효성중공업은 28일 장중 417만원까지 치솟은 뒤 397만6000원에 거래를 마치는 등 '초우량 황제주(주가가 100만원을 넘는 주식)'로 부상했다. 1년 전만 해도 45만원대였던 효성중공업의 주가는 이날까지 800% 가까이 급등했다. 효성중공업은 1분기 영업이익이 1523억원으로, 시장 예상치(1683억원)를 밑돌았지만, 북미 지역 데이터센터 증설에 따른 전력기기 수요 확대에 힘입어 주가 고공행진을 지속하고 있다.

더구나 이번 주 미국의 'M7(대형 테크주 7개)' 중 5개 기업이 실적 발표를 앞둔 가운데, 전력 인프라 투자 확대에 대한 기대감도 주가에 반영되는 분위기다.

◇전력질주하는 전력주

효성중공업뿐만 아니라 최근 국내 증시에서 AI 전력주는 가파르게 오르고 있다.한국거래소에 따르면 AI 전력주의 '빅3′ 중 하나로 꼽히는 HD현대일렉트릭은 이날 전일 대비 4.98% 하락한 123만8000원에 거래를 마쳤지만, 지난 1일(90만2000원) 대비 37.3% 올랐다. 3월 주주총회에서 5대1 액면 분할을 의결한 LS일렉트릭의 경우 거래를 재개한 지난 13일 17만9200원을 기록했는데, 이날 26만2000원까지 치솟아 약 2주 만에 46.2% 폭등했다.

AI 전력주 '빅3′의 강세는 관련 상장지수펀드(ETF)의 수익률도 끌어올렸다. 28일 코스콤 ETF체크에 따르면, 국내 ETF 시장에서 AI 전력 ETF는 주간 수익률 '톱3′에 나란히 이름을 올렸다. AI 전력주 빅3에 운용 자금의 70% 이상을 투자하는 TIGER코리아AI전력기기TOP3플러스가 28.52%로 수익률 1위를 차지했다. KODEXAI전력핵심설비(27.86%)와 HANARO전력설비투자(27.73%)도 바짝 뒤를 좇았다.

◇견조한 대미 수출로 수익성 확대

AI 전력주가 날아오른 배경에는 견조한 대미 수출이 자리 잡고 있다. '전기 먹는 하마'로 불리는 AI 데이터센터가 미국에서 잇따라 지어지는 가운데 국내 AI 전력 기업들이 미국 에너지 기업들과 대규모 공급 계약을 맺는 등 존재감이 커지면서다.

이민재 NH투자증권 연구원은 "HD현대일렉트릭은 지난 22일 미국 에너지 인프라 개발 기업인 에이페리온 에너지그룹과 6271억원에 달하는 발전용 엔진 공급 계약을 수주했다"며 "이는 데이터센터에 쓰일 것으로 예상되는데, 엔진 단품 외에도 제어시스템, 전력변환 설비, 유지보수 등 전력 솔루션 사업까지 확장될 전망"이라고 했다. NH투자증권은 지난 27일 보고서에서 북미 수출 확대를 근거로 HD현대일렉트릭의 목표 주가를 기존 120만원에서 150만원으로 높여 잡았다. NH투자증권은 같은 날 국내외 수주 확대를 내세우며 LS일렉트릭의 목표 주가를 기존 22만원에서 27만5000원으로 올리기도 했다.

NH투자증권은 효성중공업의 목표 주가도 450만원으로 올렸다. 효성중공업의 목표 주가는 유안타증권이 500만원을 제시한 데 이어, LS증권과 SK증권은 470만원, 한국투자증권이 460만원으로 상향했다. 이 같은 목표 주가 상향은 해외 전력 인프라 시장에서 속속 성과를 내고 있기 때문이다. 이상현 BNK투자증권 연구원은 "(효성중공업은) 미국 765KV(킬로볼트)급 전력망에서 한국 업체의 단일 프로젝트 기준 최대 규모인 6억3300만달러(약 9337억원) 규모의 계약을 체결하는 성과를 냈다"고 했다.

◇빅테크 실적 발표 기대감도

특히 이번 주 미국 빅테크들의 실적 발표가 줄줄이 예정돼 있다는 점도 AI 전력주의 기대감을 키우는 요인이다. 29일은 마이크로소프트·알파벳·아마존·메타가, 30일에는 애플이 지난 분기 실적 발표에 나설 예정이다.시장에서는 빅테크가 AI 데이터센터를 새로 짓거나 전력 인프라에 투자를 키우는 등 자본 지출(CAPEX) 확대를 예고할 경우, AI 전력주의 추가 상승을 기대해 볼 수 있단 말이 나온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