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국인과 기관의 강한 쌍끌이 매수세에 힘입어 코스피 지수가 21일 사상 최고치를 경신했다.

중동발 전쟁 불확실성이 여전히 시장을 짓누르고 있음에도 지수는 전날보다 2% 넘게 급등하며 6380선에서 장을 마감했다. 코스피 지수가 종가 기준 6300선을 넘긴 것은 미국·이란 전쟁이 발발하기 전인 2월 26일 이후 처음이다.

코스피 지수가 종가 기준 사상 최고치를 경신한 21일 오후 서울 중구 우리은행 본점 딜링룸 전광판에 코스피 지수 등 종가가 표시되고 있다. /뉴스1

코스피 지수는 이날 전 거래일 대비 2.72%(169.38포인트) 오른 6388.47로 장을 마치며 사상 최고치를 다시 썼다. 코스피 지수가 종가 기준 6300선을 넘긴 것은 지난 2월 26일 이후 37거래일 만이다. 장중 하락 전환하며 변동성을 보였던 코스닥 지수도 4.18포인트(0.36%) 오른 1179.03로 상승 마감했다.

유가증권시장은 이날 외국인과 기관이 이끌었다. 외국인이 1조3000억원 넘게 사들인 가운데, 기관도 7371억원 순매수했다. 기관 수급에서는 개인들의 상장지수펀드(ETF) 수급이 잡히는 금융투자업체가 8284억원, 연기금이 622억원 순매수한 것으로 나타났다. 개인은 1조9000억원 넘게 팔았다.

반면 코스닥 시장은 개인이 이끌었다. 개인이 5008억원 순매수한 가운데 외국인과 기관이 각각 3547억원, 1210억원 순매도했다.

중동발 지정학적 불확실성이 여전함에도 시장은 미국과 이란의 종전 협상 타결 가능성에 무게를 두는 분위기다. 이경민 대신증권 연구원은 "이란의 협상 참여 여부로 불확실성이 남아있는 상황이었지만 이란이 2차 협상에 참여할 가능성이 높아지면서 시장은 불확실성 완화 신호로 해석했다"고 말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이란과의 2주 휴전 시한을 사실상 하루 연장한 점도 호재로 작용했다. 당초 휴전은 21일 종료될 예정이었으나 트럼프 대통령은 블룸버그와의 인터뷰에서 종료 시점을 워싱턴 시간으로 수요일 저녁이라고 명시했다.

이는 미 동부시간 기준 22일 저녁이며 한국시간으로는 23일 오전이다. 하루라는 짧은 시간이지만 협상 테이블의 불씨를 살려뒀다는 점에서 시장은 안도하는 모습이다.

강진혁 신한투자증권은 "시장은 타코(TACO·Trump Always Chickens Out·트럼프는 언제나 겁먹고 물러난다)를 기대한다"면서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등 반도체 강세에 코스피 지수는 신고가를 경신했다"고 설명했다.

반도체 대형주의 독주를 뒷받침한 건 압도적인 수출 지표였다. 이날 발표된 4월 1~20일 수출액은 504억달러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49.4% 증가했다. 특히 반도체 수출액이 183억달러를 기록하며 전년 동기 대비 182.5% 폭증한 것으로 나타났다.

삼성전자(005930) 주가는 2.10% 증가했고 SK하이닉스(000660)는 전일 대비 4.97% 급등했다. 특히 SK하이닉스의 경우 종가 기준 122만4000원을 기록하며 사상 최고치를 경신했다.

강 연구원은 "지수가 사상 최고가를 기록했지만 반도체 중심 이익 추정치가 급등하면서 12개월 선행 주가수익비율(PER)은 7.5배 수준"이라며 "이는 코로나 팬데믹 당시 수준"이라고 설명했다.

여기에 독일 완성차 업체 벤츠와 배터리 공급 계약을 체결했다는 소식이 전해진 삼성SDI(006400)LG에너지솔루션(373220)의 주가도 급등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