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기사는 2024년 8월 19일 15시 43분 조선비즈 머니무브(MM) 사이트에 표출됐습니다.

명품 가구와 가전제품을 판매하는 온라인 쇼핑몰 알렛츠가 돌연 영업 종료를 선언하면서 알렛츠가 제2의 티메프(티몬·위메프)가 될 것이란 우려가 나오는 가운데, 투자사들도 투자금을 잃을 위기에 처한 것으로 나타났다.

알렛츠는 가진 자산을 모두 팔아도 빚을 갚지 못하는 상황이다. 이에 따라 주요 주주인 KDB산업은행(산은)과 사모펀드 등은 수십억원의 손해를 입을 것으로 예상된다.

그래픽=손민균

19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지난해 말 기준 산은은 알렛츠의 운영사 인터스텔라 지분을 6.22%(2141주) 갖고 있다. 이 외 주요 투자자로는 스틱해외진출플랫폼펀드(16.69%·5750주), LB유망벤처산업펀드(9.32%·3212주)가 있다. 두 펀드는 벤처캐피탈(VC)인 스틱벤처스와 LB인베스트먼트가 운용하고 있다. 21.96%를 보유한 씨에스씨산업은 인터스텔라의 기타특수관계자다.

이들이 투자금을 회수하지 못할 가능성이 제기된 건 지난 16일 알렛츠가 자사 홈페이지 서비스를 종료하겠다고 밝히면서다. 어떤 예고도 없었던 터라 시장에서는 티메프처럼 알렛츠도 셀러에게 정산하지 않고 소비자에겐 환불해 주지 않는 것 아니냐는 의심이 번졌다.

실제 알렛츠에 입점한 셀러들은 16일이 중간 정산일이었음에도 정산금을 받지 못했다고 주장하고 있다. 여기에 알렛츠가 ‘부득이한 경영상의 사정’으로 서비스를 종료한다고 공지한 점이 시장 우려를 부채질하고 있다.

인터스텔라의 재무구조는 티메프처럼 완전 자본잠식 상태다. 지난해 말 기준 인터스텔라의 자산은 113억원으로, 부채가 자산보다 3배가량 많은 317억원이다. 인터스텔라가 가진 현금과 매출채권, 재고 등을 다 팔아도 은행 대출금(차입금)과 셀러에게 지급해야 할 판매대금(매입채무·미지급금)을 갚기에 턱없이 부족하다는 얘기다.

수익성이 좋은 것도 아니다. 인터스텔라는 지난해 매출 150억원을 기록했는데 매출원가가 147억원이었다. 여기에 판관비가 100억원 이상 나가면서 당기순손실 105억원을 기록했다.

이에 따라 투자자들은 최악의 경우, 즉 투자금을 1원도 회수하지 못할 가능성을 염두에 둬야 한다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 산은은 인터스텔라 주식 2141주를 20억원에 매수했다. 나머지 두 펀드(스틱해외진출플랫폼펀드·LB유망벤처산업펀드)의 주당 인수 가격은 공개된 바 없지만 풋옵션 가격을 보면 주당 65만원 이상일 것으로 추정된다.

스틱해외진출플랫폼펀드는 인터스텔라에 투자하면서 풋옵션, 즉 인터스텔라가 다시 주식을 사가라고 청구할 수 있는 권리 계약을 맺었다. 이때의 주당 전환 금액은 공개돼 있는데, 인터스텔라가 2018년 회계연도 재무제표상 당기순이익이 35억2000만원 미만인 경우 주당 65만원으로 조정한다는 게 그 내용이다. 즉 스틱해외진출플랫폼펀드는 주당 65만원 이상의 가격에 인터스텔라에 투자했을 가능성이 크다.

두 펀드(스틱해외진출플랫폼펀드·LB유망벤처산업펀드)가 산은과 같은 가격(93만4142원)에 인수했다고 가정하면, 인터스텔라에 스틱해외진출플랫폼펀드는 53억7132만원, LB유망벤처산업펀드는 30억46만원을 투자한 셈이다.

이 펀드들이 풋옵션을 행사할 수도 없다. 풋옵션을 행사할 수 있는 조건은 인터스텔라의 배당가능이익 범위 한도 내라서다. 적자 기업인 인터스텔라엔 사실상 불가능한 시나리오다.

한 사모펀드 운용사 관계자는 “투자 대상 회사가 자본잠식 상태에서 파산을 신청할 경우 투자금을 건지기 힘들다”고 말했다. 인터스텔라의 한 투자자 또한 “전액 손실이 날 것을 염두에 두고 있다”고 설명했다.

인터스텔라가 시중은행인 우리은행에 예금으로 맡긴 금액은 1억원인데, 이 자금 역시 투자자에게 돌아갈 가능성은 희박하다. 이미 담보로 제공돼 전부 질권으로 설정된 상태라서다.

한편 알렛츠의 직원 45명 전원은 회사에서 퇴사한 것으로 전해졌다. 알렛츠에서 결제했으나 상품을 받지 못한 고객들을 중심으로 카카오톡 오픈채팅방이 개설됐는데, 현재 850여명이 모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