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TX(011810)의 유상증자 신주 발행가액이 목표보다 높은 가격으로 정해졌다. 유상증자를 통해 조달할 수 있는 자금 규모도 800억원을 넘게 됐다. 다만 유상증자 신주 발행가액 책정을 앞두고 고공행진하던 주가는 약세로 전환했다.

6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DART)에 따르면 STX는 유상증자 신주 발행가액을 주당 1만1310원으로 확정했다. 신주 736만주를 발행해 약 832억원의 자금을 조달할 수 있을 전망이다. STX가 지난 10월 19일 유상증자 계획을 발표하며 제시했던 목표 모집 총액 799억원보다 33억원 늘었다. 특히 신주배정기준일 전 제3거래일(지난 11월 3일)을 기산일로 책정했던 1차 발행가액 기준 조달 자금(541억원)보다는 291억원 증가했다.

STX 본사. /STX 홈페이지 캡처

확정 발행가 산정을 앞두고 주가가 뛰어서다. STX는 유상증자 신주 가격을 크게 3가지 발행가액을 기준으로 결정했다. 1차 발행가액과 2차 발행가액 가운데 더 낮은 가격을 확정 발행가로 하되, 구주주 청약일 전 3~5거래일까지의 가중산술평균주가(총거래 대금/총거래 주식 수)에 할인율 40%를 적용해 산정한 가격(3차 발행가액)이 더 높으면 3차 발행가액이 확정 발행가가 되는 구조다.

STX 주식은 2·3차 발행가액 책정을 앞둔 지난달 30일 전날보다 26.86%(3980원) 오른 1만8800원에 거래를 마쳤다. 이어 종가 기준 이달 1일 1만8930원, 4일 1만8230원으로 1만8000원선을 지켰다. 발행가액 책정 마지막 날이었던 5일엔 13.55%(2470원) 떨어진 1만5760원에 거래를 마쳤다. 다만 1일과 4일 하루 거래규모가 각각 1910억원, 1390억원이었던 것에 비해 5일엔 610억원에 그쳐 가중산술평균주가에 영향이 적었다.

STX 3차 발행가액은 가중산술평균주가 1만8841원에 할인율 40%를 적용한 뒤 호가 단위(10원)로 절상한 1만1310원으로 나왔다. 신주 가격 책정 구조에 따라 1차 발행가액(7350원)이 2차 발행가액(1만2860원)보다 낮아 1차 발행가액이 기준이 되지만, 3차 발행가액이 이보단 높아 3차 발행가액이 최종 신주 가격으로 결정됐다.

STX가 확정 발행가 책정을 앞두고 주가 부양에 사활을 걸었는데, 결과적으로 성공했다. STX는 인도네시아 니켈 광산 생산을 위한 시추탐사부터 페루·브라질 리튬 광산 개발·판매권 협약 체결, 모잠비크 흑연 광산 개발권 확보 등을 알렸다. 지난 1일엔 배터리 제조회사 IBT의 지분 20%를 인수하는 내용의 주식 매매계약(SPA)을 체결했다고 공시하기도 했다.

STX는 유상증자로 조달한 자금 가운데 400억원은 채무를 상환하는 데 쓸 계획이다. 나머지 432억원은 니켈, 리튬, 흑연(그라파이트)를 비롯한 이차전지 소재와 유럽 시장에 공급하는 친환경 에너지 자원 우드펠릿 구매 등에 투자하기로 했다. STX 관계자는 “유상증자가 순조롭게 진행되면서 회사가 내년 경영 키워드로 제시한 이차전지, 친환경, 디지털을 중심으로 글로벌 시장에서 추진하고 있는 주요 비즈니스가 한 단계 도약할 수 있도록 힘쓰겠다”고 했다.

다만 국내 증시에서 보통 유상증자에 따른 주식 수 증가를 주가에 악재로 받아들이는 만큼 STX 주가 흐름은 부진할 가능성이 있다. STX 주식은 이날 오전 10시 25분 기준 유가증권시장에서 1만5100원에 거래됐다. 전날보다 4.19%(660원) 내렸다. 여전히 신주 가격(1만1310원)과 주가 사이에 격차가 있어 투자자들의 눈치싸움이 이어질 전망이다.

STX는 오는 8일부터 11일까지 구주주 청약을 진행한 뒤, 실권주를 대상으로 오는 13일부터 14일까지 일반 공모 청약을 받는다. 신주는 2024년 1월 5일 유가증권시장에 상장될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