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기사는 2026년 3월 3일 15시 40분 조선비즈 머니무브(MM) 사이트에 표출됐습니다.
두산(000150)이 SK실트론 인수를 위한 실탄 확보를 위해 두산로보틱스 주가수익스왑(PRS) 계약을 조기 정산했다. 두산로보틱스(454910)의 주가가 빠르게 오르면서 당초 3년이었던 계약 기간을 단축해 수익을 확정했다.
PRS는 만기 시점에 기초자산의 가치 변동분을 사후 정산하는 파생상품이다. 기업은 재무구조가 악화하지 않으면서 유동성을 확보할 수 있는 장점이 있다. 기초자산의 주가 변동으로 인한 차익이나 손해는 기업이 지고, 투자자는 자금 제공에 따른 수수료를 받는다. 주식담보대출과 유사하지만, 자본으로 분류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3일 투자은행(IB) 업계에 따르면 두산은 지난달 25일 두산로보틱스 주식 1170만주에 대한 PRS 계약을 정산 완료했다. 이번 정산으로 두산은 기초 매각 대금 9477억원(주당 8만1000원 기준)을 확보함과 동시에 주가 상승에 따른 추가 차익을 거두게 됐다.
정산일 기준 두산로보틱스 종가가 10만7300원인 것을 감안하면 두산은 주당 약 2만6000원의 추가 수익을 거둔 것으로 추산된다. 블록딜 할인율을 고려하더라도 최소 2500억원 이상의 추가 현금이 유입되면서 두산로보틱스 지분을 통해 확보한 자금은 1조2000억원을 웃돌 전망이다.
두산이 조기 정산 카드를 꺼내든 이유는 SK실트론 인수 대금 마련을 위해서다. 업계에서는 두산과 SK의 SK실트론 주식매매계약(SPA)이 이달 중 체결될 것으로 보고 있다.
두산로보틱스 주가가 빠르게 오른 점도 조기 정산에 영향을 미친 것으로 풀이된다. 만기 시점에 두산로보틱스 주가가 기준가보다 낮아질 위험을 피하기 위함이다. 두산로보틱스 주가는 PRS 계약을 맺은 지난해 12월 23일부터 지난달 27일까지 32% 상승했다.
앞서 두산은 인수·합병(M&A) 투자 재원 확보를 위해 두산로보틱스 지분을 매각한다고 밝혔다. 시장에서 평가하는 SK실트론의 기업가치는 4조3000억원 수준이다. SK실트론의 순차입금이 약 2조4000억원인 것을 고려하면 필요한 자금은 약 1조9000억원이다. 두산은 기보유한 현금성 자산에 더해 두산로보틱스 유동화로 2조4000억원이 넘는 돈을 확보하게 됐다.
PRS 조기 정산으로 주가 하락을 걱정했던 두산로보틱스 주주들은 한시름 놓게 됐다. 오버행(대규모 잠재 매도 물량) 부담이 상당 부분 해소됐기 때문이다. 이번 처분으로 두산의 두산로보틱스 지분율은 기존 68.11%에서 50.06%로 줄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