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위원회는 매입채권추심업을 현행 등록제에서 허가제로 전환하겠다고 28일 밝혔다. 매입채권추심업이 진입에 사실상 제약이 없는 등록제로 운영되면서 채무자 보호에 구조적으로 취약한 측면이 있다고 봤기 때문이다.

허가요건으로는 금융회사가 50% 이상 출자하고 자본금 30억원 이상을 갖춰야 하며, 타당하고 건전한 사업계획, 충분한 출자능력과 건전한 재무상태, 사회적 신용 등을 갖춘 대주주 요건과 전문성 확보 등이 포함된다. 또 자기채권 추심이라는 업의 특성을 고려해 전문인력을 포함한 20명 이상의 상시고용인력 확보와 민감정보 보호를 위한 전산보안설비 구축 등 인적·물적 요건도 강화한다.

서울 종로구 정부서울청사 내 금융위원회 모습. /뉴스1

금융위는 채무자와의 이해상충 방지를 위해 대출 및 대출중개업무 겸영을 금지하고, 부실채권(NPL) 유동화 업무와 같이 전문성을 활용하거나 매입채권추심업 영위에 필수적인 부대업무만 허용하기로 했다. 허용되는 부대업무에는 인수한 부실채권의 보전·추심 및 채무관계자 조사, 담보 부동산 취득과 부실채권의 출자전환에 따른 지분 인수 등이 포함된다.

또 매입채권추심업자의 전문화와 채무자 보호 내재화를 유도하기 위해 채권추심법과 개인채무자보호법 등 관련 법령 준수뿐 아니라 채권추심 가이드라인 등이 실제 업무 과정에 반영될 수 있도록 규제 체계를 정비할 계획이다.

기존 매입채권추심업자에 대해서는 허가 취득을 위한 충분한 전환 유예기간 3년을 부여한다. 유예기간 중 현재 등록 유효기간이 만료될 경우 한 차례 갱신할 수 있으며 갱신 기간은 유예기간까지만 인정된다. 다만 전환기간 내 허가를 취득하지 못한 기존 업자의 연체채권은 유예기간 종료 후 6개월 내 다른 금융회사나 매입채권추심업자에게 매각하도록 할 계획이다.

금융위는 이날 포용금융 전략 추진단의 구성 및 운영 방향도 발표했다. 추진단은 현행 '포용적 금융 대전환 회의' 추진체계 아래 설치되며 감독총괄·정책서민·금융산업·신용인프라 등 4개 분과를 중심으로 운영된다. 각 분과는 금융소외를 유발하는 구조적 원인을 금융회사의 공적 역할, 제도적·구조적 제약요인, 신용인프라, 건전성 감독 등 다양한 측면에서 점검하고 항구적인 제도개선 과제를 발굴할 계획이다.

감독총괄분과는 금융회사 내 포용금융 최고책임자(CIFO) 지정 등 지배구조 정립과 금융시스템 전반의 규범 및 철학을 점검할 예정이다. 정책서민분과는 정책서민금융체계 전반을 새로운 시각에서 점검하고 포용금융의 금융시스템 내재화를 위한 종합평가체계 구축과 금융·고용·복지 복합지원 모델 등을 논의한다.

금융산업분과는 건전성 규제 전반을 점검하고 인터넷은행과 상호금융 등의 포용금융 역할 강화 방안을 논의할 계획이다. 특히 IMF 외환위기와 카드사태 이후 건전성 중심으로 형성된 감독체계가 의도치 않게 금융배제를 확대했다는 지적에 따라 규제의 철학과 설계원칙도 되돌아볼 예정이다.

신용인프라분과는 연체정보 활용기준과 비금융정보 활용체계를 정비해 신용평가가 과거 이력에 머무르지 않고 현재의 상환능력과 상환 의지를 보다 정확히 반영할 수 있도록 개선할 계획이다.

금융위는 추진단 운영 과정에서 금융감독원, 서민금융진흥원 등 관계기관과 정책연구기관뿐 아니라 학계, 시민단체, 재야 전문가, 현장 실무자 등을 폭넓게 참여시킬 방침이다. 특히 과제 발굴 단계부터 시민단체와 재야 전문가를 참여시켜 국민과 시장의 정책 수용도를 높이고 기존 금융시스템의 관성을 되돌아보며 근본적이고 전향적인 해법을 마련하겠다고 설명했다.

또 추진단은 매 회의 종료 후 논의된 쟁점과 이견, 다음 회의 주제 등을 공개해 정책 논의의 투명성과 국민적 관심을 높일 계획이다. 금융위는 다음 달 현장 대토론회를 시작으로 추진단을 본격 가동하고 성숙된 과제부터 순차적으로 발표할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