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동차보험 손익 악화로 올해 1분기 주요 손해보험사의 실적이 둔화됐다. 업계가 기대해온 '8주 룰' 도입이 지연되고 최근 도입된 차량 5부제 특약까지 겹치면서 수익성 회복에 대한 부담이 커지고 있다.
20일 보험업계에 따르면 삼성화재(000810)·DB손해보험(005830)·현대해상(001450)·KB손해보험·메리츠화재 등 5대 손보사의 올해 1분기 별도 기준 당기 순이익은 총 1조7453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12.2% 감소했다. 회사별로는 DB손해보험(-39.9%)과 KB손해보험(-33%)의 감소 폭이 컸다. 삼성화재(3.2%), 현대해상(9.9%), 메리츠화재(0.8%)는 이익이 소폭 증가했다.
실적 부진의 핵심 배경으로는 자동차보험 손익 악화가 꼽힌다. 메리츠화재(-64억원), 삼성화재(-96억원), 현대해상(-140억원), KB손해보험(-249억원) 등 대부분이 적자를 기록했고, DB손해보험만 88억원 흑자를 유지했다. 손해율도 악화됐다. 5대 보험사의 1분기 자동차보험 손해율은 평균 85.2%로, 전년 동기(82.5%) 대비 2.7%포인트(p) 상승했다.
자동차보험 수익성 악화는 구조적 문제라는 지적이 나온다. 금융 당국의 상생 기조에 따라 보험료는 수년간 인하된 반면, 인건비와 치료비 등 비용은 꾸준히 증가했다. 여기에 사고 건수까지 늘면서 손해율 상승을 부추겼다.
업계는 '8주룰'에 기대를 걸고 있지만, 도입이 늦어지고 있다. 8주룰은 경상 환자가 8주 이상 치료를 받을 경우 추가 자료를 제출하도록 한 제도다. 보험업계는 8주룰이 도입되면 과잉 진료가 줄어들 것으로 예상하지만, 한의계는 반발하고 있다.
정부가 중동 정세 대응 차원에서 추진한 '5부제 특약'도 부담 요인이다. 이는 차량 5부제에 동참하는 사람에게 보험료를 최대 2% 할인해주는 제도다. 에너지 절감 취지로 도입됐지만 보험사 입장에서는 보험료 수입 감소로 이어질 수 있다.
업계 관계자는 "각 사가 자구책을 마련하고 있지만, 보험료 인상 폭이 제한된 상황에서 자동차보험 손익을 개선하기는 쉽지 않다"며 "당분간 큰 폭의 수익성 개선을 기대하기는 어려울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