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 당국이 특정금융정보법(특금법) 전면 개정 작업에 속도를 내고 있다. 상반기 중 내부 논의를 끝내고 개정안을 만들어 9월 정기국회에 올리는 걸 목표로 하고 있다. 오는 8월 시행 예정인 특금법 시행령 개정안을 두고도 업계 의견을 적극 모으고 있다.

20일 조선비즈 취재를 종합하면 금융위원회 산하 금융정보분석원(FIU·Financial Intelligence Unit)은 올해 초 특금법 전면 개정 태스크포스(TF)를 꾸리고 개정안을 만들고 있다. 앞서 FIU가 지난 2월 발표한 '2026년 자금세탁방지 주요 업무 수행 계획'에는 특금법 전면 개정이 올해 주요 추진 전략에 들어가기도 했다.

금융위원회 내부 전경. /뉴스1

현재 특금법 전면 개정은 FIU 내부에서 우선순위가 가장 높은 업무인 것으로 전해졌다. FIU는 상반기 중 TF 논의를 마치고 특금법 개정안을 만든 뒤, 오는 9월 1일 열리는 정기국회부터 관련 논의가 시작되게 하는 걸 목표로 하고 있다.

특금법 전면 개정의 목표는 '중대 민생침해범죄 의심계좌 정지제도' 도입이다. 마약·도박·테러 등 민생 침해 범죄에 쓰이는 것으로 의심되는 계좌를 신속히 동결해 추가 범행을 차단하겠다는 것이다. 이를 위한 밑작업으로 FIU는 올해 1월 초국가 범죄와 민생 침해 범죄 관련 최신 자금 세탁 수법을 반영해 '자금세탁 의심거래 참고유형'을 전면 개정했다.

현행 제도상 민생 범죄 용도가 의심되는 계좌여도 일부 경우를 제외하면 법원 결정이 있어야만 계좌 동결이 가능했다. 이 때문에 특금법 전면 개정안에는 수사기관의 요청 등에 따라 FIU가 직접 범죄 의심 계좌 정지를 결정할 수 있는 제도가 도입될 예정이다.

아울러 FIU는 8월 20일 시행 예정인 특금법 시행령 개정안과 관련해 가상 자산 업계 의견을 모으고 있다. 이를 위해 전날 오전에는 5대 가상 자산 거래소와 디지털자산거래소 공동협의체(DAXA) 관계자 등이 서울정부청사에서 FIU와 간담회를 가졌다.

가상 자산 업계에서는 FIU가 법적으로 유리한 고지를 점하기 위해 특금법 시행령을 개정하는 것 아니냐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었다. FIU의 '영업 일부 정지'와 '과태료' 처분에 업계가 불복하며 낸 소송에서 법원이 업계 측 손을 잇달아 들어주자, FIU가 각종 처분의 법적 근거 강화에 나섰다는 것이다. 이에 대해 FIU 관계자는 간담회에서 "특금법 시행령 개정은 업계를 압박하기 위한 게 아니다"라며 선을 그었다고 한다.

가상 자산 업계 관계자는 "FIU가 특금법 개정에 속도를 내면서 업계와 의사소통을 활발히 하고 있다. 그러나 실제 개정안이 어떻게 나올지 몰라 상황을 예의 주시하고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