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은행 노동조합 고위 간부가 노조위원장 등 노조 간부들이 조합비로 고가의 골프복 1억6600만원어치를 구입하고 골프장에서 워크숍을 열었다고 사내 게시판에 폭로했다. 이 간부는 노조위원장을 업무상 배임 혐의로 고발하기도 했다.

18일 금융권에 따르면 우리은행 노조 간부 L씨는 사내 게시판에 '꼭 알아야 하는 노동조합의 현실'이라는 제목의 글을 올리고 현 노조위원장을 고발했다고 밝혔다.

서울 중구 우리은행 본점./뉴스1

L씨는 "현 10대 노조는 투쟁복이라며 고가의 골프복을 인당 5~7벌씩 구입했다"고 했다. 그는 노조 간부 79명이 서울 명동 신세계 본점에서 골프복을 구매해 1억6600만원(1인당 평균 210만원)을 지출했다고 설명했다.

L씨는 "교환권을 동봉해 개인 물품이나 가족 물품으로 교환하는 등 소중한 조합비를 사적으로 유용했다. 대내 총괄 업무를 맡고 있는 저와 사전 논의를 하거나 결재를 득하지도 않은 채 지급을 결의하고 구매했다"고 했다.

L씨는 또 노조 위원장과 간부들이 분기 워크숍이라는 명목으로 조합비로 2박 3일 골프 여행을 갔다고 주장했다. 그는 "조합비를 함부로 사용하면서도 이에 대한 최소한의 문제의식조차 없다. 우리 은행원들은 단돈 1만원이라도 시재를 횡령하면 면직"이라고 했다.

그러면서 "인력 부족을 호소하는 현장의 목소리는 안중에도 없고 타행 대비 두 배수의 노동조합 간부를 운영하고 있다. 이로 인해 조합원들의 피땀 어린 조합비의 절반 이상이 간부들의 급여로 지출되고 있다"고 했다. L씨가 밝힌 우리은행 노조의 올해 예산은 약 59억원이다.

L씨는 상급 단체인 금융산업노조에 노조 위원장과 간부들에 대한 징계 요구서를 접수했고, 위원장은 업무상 배임죄로 고발했다고 했다. 그는 "지난 5개월 동안 수많은 문제 제기를 했지만 돌아오는 답은 '관례 또는 절차 위반한 것 없다', '회사와 싸우면 조합원이 피해 본다'라는 황당한 답변뿐이었다"고 했다.

이 글은 사내 게시판에 올라온 지 얼마 지나지 않아 삭제됐다. 노조 위원장은 해당 의혹에 대해 "사실 관계를 확인할 것"이라는 입장문을 조합원에게 전달한 것으로 전해졌다. 조선비즈는 해당 의혹에 대해 우리은행 노조의 입장을 문의했으나 노조 측은 '언론과 접촉하고 싶지 않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