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억원 금융위원장은 "인공지능(AI)의 길은 단기간에 결과가 나오는 짧은 경주가 아닌 만큼 모험 자본과 인내 자본이 반드시 필요하고 금융이 그 역할을 해야 한다"고 12일 밝혔다.
이 위원장은 이날 서울 강남구 퓨리오사AI 본사에서 열린 AI 기업 간담회에서 "지금 세계는 단순한 기술 경쟁을 넘어 산업의 질서와 국가의 미래를 결정짓는 거대한 AI 전환의 시대를 지나고 있다"며 이같이 밝혔다.
퓨리오사AI는 AI 반도체 설계 전문 기업(팹리스)으로 이재명 대통령이 대선 후보 시절 첫 공식 일정으로 방문해 주목받았다. 퓨리오사AI는 현재 7500억원 규모 프리IPO(상장 전 투자 유치)를 진행 중인데, 3750억원 안팎을 국민성장펀드로 조달할 계획인 것으로 알려졌다.
이 위원장은 "AI는 전기와 인터넷과 같이 새로운 국가 인프라이자 성장의 기반이며, 산업 전반의 생산성과 경쟁력을 다시 쓰고 있다"며 "독자적인 연산 인프라와 데이터, 모델 역량을 확보하는 것은 AI 주권, 산업 안보의 문제"라고 했다. 이어 "국민성장펀드는 AI 산업에 집중적으로 지원하고 있으며, 특히 리벨리온과 업스테이지 등 국내 대표 AI 밸류체인 기업에 전례 없는 수천억 원대 직접 투자를 한다"며 "'국가 AI 컴퓨팅센터' 등도 민관의 협업을 통해 사업 진행의 첫발을 내디뎠다"고 했다.
그러면서 "국민성장펀드는 1차 메가프로젝트로 'K-엔비디아' 사업을 포함한 데 이어 2차 메가프로젝트를 통해 '소버린 AI 프로젝트'로 '반도체→데이터센터→파운데이션 모델 개발 및 응용서비스 개발'에 이르는 가치사슬 전반을 아우르는 투자 집행계획을 마련했다"고 했다.
이날 간담회에 참석한 기업들은 회사 개요 및 향후 투자 추진 방향을 소개하고 제품 및 서비스를 시연했다. 퓨리오사AI는 차세대 추론 특화 AI 반도체(NPU)인 '레니게이드(Renegade)'의 실시간 추론 성능을 소개했다. 레니게이드는 글로벌 기업의 그래픽 처리 장치(GPU) 대비 압도적인 전성비(전력 대비 성능)를 구현해 향후 AI 데이터센터의 전력 수요 문제를 해결할 대안이라는 것이 퓨리오사AI 측의 설명이다.
퓨리오사AI는 현재 진행되고 있는 증자 라운드를 통해 수천억 원에 달하는 자금을 유치해 2세대 반도체인 '레니게이드'의 양산 자금 및 3세대 반도체 개발 자금으로 활용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이어 기업·정부용 AI 솔루션과 거대언어모델(LLM·Large Language Model)을 만드는 벤처기업 업스테이지가 차세대 법인용(B2B) AI 모델의 고도화 및 일반 국민용 LLM 모델인 '솔라 오픈(Solar Open)'의 개발 계획을 설명했다. 국민성장펀드는 최근 업스테이지에 첨단전략산업기금 1000억원, 산업은행 300억원, 민간 투자자 4300억원 등 총 5600억원을 투자하기로 결정했다.
간담회에 참석한 이도규 과기정통부 정보통신정책실장은 "소버린 AI 확보에 있어, 국산 AI 반도체와 독자 AI 파운데이션 모델 개발은 반드시 추진돼야 하는 국가적 핵심 과제"라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