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용범 청와대 정책실장이 최근 "은행권이 고신용자 위주로 돌아가는 대출 구조를 바꿔나가야 한다"는 취지의 글을 자신의 소셜미디어(SNS)에 올렸다. 이에 업계에선 "중저신용자 대출 의무 비율이 높아지는 것 아니냐"는 우려가 나온다. 현재 중저신용자(신용 평점 하위 50%) 대출 의무 비율은 인터넷은행에만 적용되고 있는데, 이 비율이 높아지면 은행은 연체율 악화 등 건전성 문제를 겪을 수 있다.

4일 금융권에 따르면 김 정책실장은 전날 자신의 페이스북을 통해 "가계대출이 고신용자라는 안전한 온실 속에만 갇혀 있지 않도록 대출의 구성을 흔들어야 한다. 특정 구간을 비워두고서는 성장이 어렵도록 게임의 규칙을 바꾸는 것이다. 그때서야 은행은 움직일 것이다"라고 적었다.

김 실장이 말하는 '특정 구간'은 중저신용자로, 정부의 포용적 금융 정책에 맞춰 은행권이 중저신용 대출을 늘리고 고신용자 위주인 대출 구조를 바꿔나가야 한다는 뜻으로 해석된다.

국내 인터넷은행 3사 로고. /조선비즈DB

인터넷은행은 의무적으로 전체 신용 대출의 30% 이상을 중저신용자에게 공급해야 한다. 금융 당국은 신규 취급액 기준 중저신용자 대출 의무 비율을 2028년에 35%로 올릴 예정이다. 업계 관계자는 "금융 당국이 목표치를 기존보다 높일 가능성이 생겼다고 볼 수 있다. 비율이 높아지면 인터넷은행에는 적지 않은 부담이 될 것"이라고 했다.

지난해 말 기준 인터넷은행 3사의 중저신용자 대출 비중은 토스뱅크 34.9%, 케이뱅크(279570) 32.5%, 카카오뱅크(323410) 32.1%다. 올해 기준 중저신용자는 KCB 신용 점수 875점 이하인 사람이다. 인터넷은행 3사가 중저신용자에게 제공하는 대출 금리는 지난달 기준 4.76~6.97% 수준이다.

현재 정부와 금융 당국은 강력한 가계 대출 규제를 적용 중이다. 5대 은행(KB국민·신한·하나·우리·NH농협)의 가계 대출 잔액은 3월 말 기준 765조8290억원으로, 작년 말보다 1조9491억원 줄었다. 시중은행에서 대출을 받지 못한 이들이 찾던 새마을금고·지역농협·신협 등 상호금융권까지 비조합원 대출 창구를 닫고 있다.

은행권 관계자들은 "중저신용자 대출이 늘면 연체율이 상승하면서 대손 충당금도 더 많이 적립해야 한다. 현재까지는 괜찮을 수 있어도, 장기적으론 건전성에 영향을 미칠 수 있다"고 말했다. 토스뱅크 연체율은 지난 2022년 0.72%에서 2025년 1.11%로 올랐다. 같은 기간 카카오뱅크 연체율도 0.49%에서 0.51%로 상승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