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야가 이달 말 국회 정무위원회 법안심사제1소위원회(법안소위)를 열기로 합의했으나, 가상 자산 2단계법(디지털자산기본법)이 논의될 가능성은 낮은 것으로 알려졌다. 핵심 쟁점인 가상 자산 거래소 대주주 지분 제한을 놓고 여야는 물론 청와대 내에서도 입장 차이가 해소되지 않은 탓이다.
20일 금융권에 따르면 여야는 이달 27일 정무위 법안소위를 열기로 합의했다. 이 자리에는 금융위원회도 참석 예정이다. 다만 어떤 법안을 상정해 논의할지는 아직 협상 중으로, 확정되지 않았다.
당초 더불어민주당은 지난달 당정협의회를 통해 가상 자산 2단계법 정부안을 확정할 계획이었으나, 미국-이란 전쟁 대응을 이유로 당정협의회가 무기한 연기됐다. 이후 현재까지 당정협의회가 열리지 않아 정부안 확정도 밀리고 있다.
여당 관계자는 "법안소위는 정부안을 갖고 여야가 줄다리기를 하는 자리인데, 정부안 자체가 안 나온 상태여서 논의를 하는 건 사실상 불가능하다. 게다가 5월 초 여당 원내대표 선거, 6월 초 지방선거가 있어 (가상 자산 2단계법은) 현안에서 밀리는 분위기"라고 말했다.
가상 자산 2단계법의 최대 쟁점은 '은행 중심 원화 스테이블코인 컨소시엄 의무화', '거래소 대주주 지분제한' 등이다. 은행 중심 컨소시엄 의무화는 받아들여지는 모습이지만, 대주주 지분제한에 대해선 여러 의견이 나오고 있다.
정무위 소속 여당 의원실 관계자는 "청와대 비서실은 대주주 지분제한이 위헌 논란을 피하도록 방법을 찾으라는 입장인데, 정책실이 별다른 움직임을 보이지 않고 있다"고 말했다.
앞서 입법조사처는 정부가 추진하는 가상 자산 거래소 대주주 지분제한을 두고 두 차례에 걸쳐 "위헌소지가 있다"는 입장을 밝혔다. 전임 헌법재판관을 비롯한 법조인들도 위헌 우려를 드러낸 바 있다. 여당 관계자는 "의원 입장에서 본인이 발의한 법안이 위헌 시비에 걸리는 건 상당한 불명예이자 가장 신경 쓰는 부분이다. 이 때문에 현 상황에선 소극적인 자세를 보일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