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생명(032830)이 일부 건강보험 상품에 '자기계약 시책(施策)' 마케팅을 펼치고 있다. 보험 설계사가 본인 명의로 상품에 가입(자기계약)하면 수수료뿐만 아니라 추가 수당(시책)까지 지급해 가입을 독려하는 것이다.
18일 보험업계에 따르면, 최근 보험 설계사들에게 '삼성생명 업계 최저가 본인계약 시책 인정 순통치'라는 제목의 홍보성 문자 메시지가 발송되고 있다. 메시지에는 마케팅 상품의 주요 특징이 정리돼 있다. 상품에 가입해 질병에 대비하고 시책도 받아가라는 취지다. 순통치는 심혈관·뇌질환계 질환으로 진단 받으면 검사·치료비 등을 보장하는 '순환계 통합 치료비'의 줄임말이다.
자기계약 자체가 불법은 아니지만, 설계사들이 부족한 실적을 매우기 위한 수단으로 악용된다. 목표 실적을 채운 뒤에는 계약을 해지하는 경우가 많다. 보험사도 단기 실적은 확대되지만, 장기적으로 계약 유지율이 하락하는 등 실적에 악영향을 미친다.
특히 삼성생명처럼 자기계약에 수수료에 시책을 추가 지급하는 경우에는 차익거래 가능성이 높아진다. 대부분 보험사가 자기계약에는 시책을 지급하지 않는 이유다. 차익거래는 설계사가 상품에 가입해 일정 기간 수수료·시책을 받은 뒤 계약을 해지하는 방법으로 이뤄진다. 설계사는 냈던 보험료보다 수수료·시책이 더 많아 이득을 볼 수 있다.
홍보 메시지는 삼성생명 법인보험대리점(GA·General Agency)에서 발송된 것으로 파악됐다. 하지만 보험업계는 삼성생명의 승인·허가 없이 GA가 독단적으로 정책을 시행하기는 어렵다고 보고 있다. 삼성생명은 작년 말에도 단기납 종신보험에 자기계약 시책을 한시적으로 적용했다.
보험업계 관계자는 "본사 관련 부서 승인 없이 GA가 자기계약 시책을 할 수는 없다"고 말했다. 대형 GA 지점장도 "보험사에서 주력 상품 판매 활성화를 위해 자기계약 시책을 인정하는 경우가 있다. GA에서 할 수 있는 구조는 아니다"라고 했다.
삼성생명은 지난 1월 금감원으로부터 차익거래 1만1929건이 적발돼 경영 유의 조치를 받았다. 차익거래 중 1214건은 자기계약이었다. 금감원은 삼성생명이 차익거래 현황에 대한 모니터링과 제재 조치가 부족하다고 지적했다.
삼성생명은 자기계약 시책은 본사 정책이 아니라는 입장이다. 삼성생명 관계자는 "특정 지역에서 활동하는 설계사들이 신규 담보를 홍보하기 위해 안내한 것 같다. (보험료가 저렴해) 매출 확대를 위한 것으로 보기도 어렵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