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완규 여신금융협회장의 임기가 만료된 지 4개월이 가까워지고 있지만, 아직 차기 회장 선출 일정조차 잡히지 않고 있다. 여신금융협회장은 통상 관료 출신 인사가 맡아 왔는데, 협회가 낙하산 인사(실력이 아니라 인맥 등으로 들어온 사람)를 기다리느라 선임 절차를 미루고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3일 금융 업계에 따르면 여신협회는 현재까지 이사회 감사, 회원 이사와 차기 협회장 선출을 위한 회장후보추천위원회(회추위) 일정을 확정하지 못했다. 감사와 회원 이사는 여신협회 회원사인 카드사 8곳과 캐피털사 7곳의 대표를 말한다. 통상 회추위는 15개사 대표가 모두 참석한 상태에서 진행한다. 정완규 회장의 임기는 작년 10월 5일 자로 만료됐으나 협회 내규에 따라 차기 회장 선출 시까지 임기가 연장된다.
여신협회는 통상 협회장 임기 만료 1~2개월 전 회추위를 구성한다. 과거에도 차기 회장 선임이 늦어지면서 여신협회장의 임기가 연장된 사례가 있었지만, 이번처럼 길지는 않았다. 2013년 김근수 10대 회장은 이두형 9대 회장 임기 종료 두 달 뒤 선임됐다. 정 회장은 김주현 전 회장의 임기 만료 후 4개월 뒤에 취임했다.
최근 금융권에는 낙하산 인사가 잇달아 선임되고 있다. 지난달 예금보험공사는 이재명 대통령의 사법시험 동기(28회)인 김성식 변호사를 신임 사장으로 선임했다. 신용정보협회는 지난달 윤영덕 전 더불어민주당 국회의원을 제6대 협회장으로 임명했다.
업계에서는 여신협회가 정부 눈치를 보느라 차기 회장 선임 절차를 진행하지 못하는 것 아니냐는 말이 나온다. 그간 협회는 금융 당국과의 원활한 소통을 위해 관료 출신을 협회장으로 주로 뽑았다.
여신금융 업계는 가계 대출 규제, 상생 금융 확대, 보안 강화 등 현안이 산적해 있다. 7월에는 책무 구조도 전면 시행돼 내부 통제에 대한 대응도 시급한 과제로 떠오르고 있다. 한 금융권 관계자는 "협회 회원사들이 정권 눈치를 보느라 차기 회장 선임 절차에 착수하지 못하고 있다. 현안이 산적해 있는 만큼 업계 입장을 대변해 줄 협회장 선출이 빠르게 이뤄져야 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