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래픽=손민균

지난 5년여간 금융위원회 산하 금융 공공기관에서 취급한 사내 주택자금대출이 500억원가량인 것으로 나타났다. 사내 주택대출은 총부채원리금상환비율(DSR)뿐 아니라 최대 6억원 주택담보대출 한도 규제 적용이 모두 제외된다.

금융 공공기관 7곳 중 3곳은 정부의 지침에도 한도(7000만원) 이상의 자금을 낮은 금리로 빌려주고 있었다. 한국자산관리공사(캠코)의 사내 주택대출 최대 한도는 1억6000만원, 대출 금리는 연 3.3%였다. 지난달 기준 5대 은행의 주담대 평균 금리는 연 4~4.11%다.

13일 김상훈 국민의힘 의원실이 금융위 산하 금융 공공기관 7곳에서 제출받은 사내 주택대출 관련 자료에 따르면 2020년부터 올해 9월까지 취급된 대출액은 총 485억원가량이다. 중소기업은행은 공공기관 사내대출 방만 논란이 불거진 후 2020년부터 사실상 사내 주택대출 취급을 중단한 상태다. 서민금융진흥원은 사내대출 제도를 운영하지 않고 있다.

나머지 5곳의 금융 공공기관 중 주택대출을 가장 많이 취급한 곳은 한국산업은행이었다. 산은이 같은 기간 취급한 주택대출은 274억원으로 전체의 절반에 달했다. 연간 대출액은 2020년 91억원, 2021년 88억원, 2022년 42억원, 2023년 15억원, 2024년 14억원으로 계속 줄다, 규제 문턱이 오른 올해 들어 다시 증가하고 있다. 지난달까지 취급된 주택대출은 24억원으로, 이는 전년 대비 70%가량 늘어난 규모다.

산은은 정부의 지침도 지키지 않았다. 기획재정부가 2021년 발표한 '공공기관 혁신 지침'에 따르면 사내 주택대출 한도는 1인당 7000만원 이하, 대출 금리는 한국은행 공표 은행 가계자금 대출금리 이상이어야 한다. 그러나 산은의 주택대출 한도는 1억원으로 기준을 웃돌고 있다. 산은은 "지난 6월에 대출 내규를 개정해 주택임차자금대출 및 주택구입자금대출 한도를 7000만원으로 낮췄다"며 "전산 개발 등 준비 완료 후 연내 시행 예정이다"라고 했다.

캠코는 정부의 시정 권고에도 2020년부터 91억원의 사내 주택대출을 취급했다. 캠코의 주택대출 규모는 매년 늘고 있다. 2020년 5억원을 밑돌았던 주택대출은 2022년 14억원, 2023년 24억원까지 증가했으며, 올해 들어선 지난달까지 24억원의 대출이 집행됐다. 캠코의 주택대출 한도는 최대 1억6000만원으로 지침의 2배 이상이다. 대출 금리는 3.3%로 타 공공기관보다 1%포인트가량 낮다. 신용보증기금도 대출 한도가 1인당 1억3000만원이었다.

정부가 지침 이행을 권고한 지 수년이 지났음에도, 금융 공공기관은 복리후생의 경우 개별 기업의 노사 합의 사항인 만큼 함부로 손을 댈 수 없다는 이유를 들어 대출 내규 개정에 소극적인 모습이다. 정부의 정책 이행에 앞장서야 할 공공기관 임직원들이 정작 사내 주택대출을 1억원 넘게 받아 특혜를 보고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일반 국민의 상대적 박탈감을 키우고 있다는 비판도 제기된다.

김상훈 의원은 "서민들은 대출받기가 어려운데, 평균 연봉이 1억원이 넘는 금융 공공기관 직원들은 대출 규제의 사각지대에서 고액의 자금을 저리로 대출받고 있다"며 "정부는 민간 대출 규제만 강화할 게 아니라, 공공기관의 방만한 사내 대출 관행부터 점검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