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시내의 한 새마을금고. /뉴스1

새마을금고가 지난해 받지도 않은 이자를 마치 받은 것처럼 부풀려 회계처리한 사실이 행정안전부·금융감독원 합동감사에서 드러났다. 새마을금고는 감사 결과에 따라 문제가 된 이자수익을 모두 제거한 올해 상반기 재무제표를 오는 9월 공시할 예정이다. 지난해 말까지 수익으로 잡혀 있던 이자가 올 상반기 한꺼번에 사라지면서 새마을금고의 수익성과 건전성은 더 악화될 전망이다.

20일 조선비즈 취재를 종합하면, 행안부·금감원은 지난해 11월부터 진행된 새마을금고에 대한 합동감사에서 회수 가능성이 불확실한 채무조정 채권 미수이자를 수익으로 인식하는 것은 문제라고 판단, 미수이자를 미인식하도록 수정할 것을 처분했다.

새마을금고는 연체가 발생했거나 연체 발생 가능성이 큰 차주(돈 빌린 사람)를 대상으로 채무조정 프로그램을 진행해 대출 원금·이자 상환을 일정 기간 유예하거나 감면했다. 채무조정은 회생·파산에 이를 정도로 빚을 갚지 못한 취약 차주를 대상으로 하는 것이 일반적인데,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PF) 대출에 대규모 부실이 발생하자 기업대출까지 채무조정을 적용했다. 경매·공매 등 담보권을 실행하기도 전에 선제적으로 이자를 감면·유예해 연체율을 낮춘 것이다. 새마을금고의 실제 부실 정도가 공시 자료에서 보이는 것보다 더 심각하다는 지적이 제기되는 이유다.

새마을금고는 이 과정에서 채무조정 때문에 받지 못한 이자를 미래에 받을 것이라고 임의로 가정해 현재 시점의 이자수익(미수이자)으로 계상했다. 채무조정 채권은 자체로 부실하다는 뜻이라 회수 가능성이 불확실한데, 새마을금고는 전부 회수될 것으로 가정해 회계처리한 것이다. 행안부 등은 미래 받을 것으로 예상되는 미수이자를 수익으로 인식하는 것은 오류가 없지만, 회수 불확실한 채무조정 채권의 미수이자를 수익으로 계산한 것은 문제라고 봤다.

새마을금고처럼 채무조정 채권 미수이자를 회계상 인식하면 재무상태표와 손익계산서에 각각 자산과 수익으로 계상돼 수익성이 개선되는 효과가 발생한다. 실제 이자를 받지 않았고 미래에 받을 가능성도 적은데, 회계상에는 이미 받은 것과 마찬가지로 표시되는 것이다.

새마을금고는 이러한 회계처리가 타당하다고 주장했으나, 행안부·금감원은 받아들이지 않은 것으로 전해졌다. 행안부 등은 새마을금고를 제외한 상호금융권 모두 채무조정 미수이자를 인식하고 있지 않은 만큼, 새마을금고에도 동일한 기준이 적용돼야 한다고 판단한 것으로 알려졌다.

그래픽=정서희

새마을금고가 이자수익을 부풀려 공시한 만큼 피해는 소비자 몫이 됐다는 지적이 나온다. 이자수익이 과대 계상됐다는 사실을 모르는 소비자는 새마을금고 공시를 봐도 금고의 수익성과 건전성을 정확히 파악할 수 없기 때문이다. 새마을금고 내부 자료가 없으면 정기공시를 살펴봐도 미수이자가 정확히 얼마인지 알 수 없는 상황이다.

새마을금고는 올해 상반기 결산에서 그동안 수익으로 계산했던 채무조정 채권 미수이자를 모두 취소하기로 했다. 미수이자 효과가 한꺼번에 사라지면 당기순이익은 물론 이익잉여금이 줄어들게 된다. 미수이자를 많이 인식한 금고일수록 타격은 클 것으로 예상된다. 이미 이익잉여금이 바닥난 금고는 마이너스 전환해 자본잠식 상태에 돌입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전국 1276개 새마을금고는 지난해 말 역사상 최대 규모인 1조7382억원의 순손실을 기록했다.

새마을금고 중앙회는 "전년도 미수이자를 인식한 것은 이자수익을 부풀리거나 악용하기 위한 것은 아니다"라며 "회수 불확실한 채권은 과거 경험률 등을 참고해 미수수익의 계상 여부를 결정한다는 2024년 당시 회계기준에 따른 결과다"라고 했다. 수익이 부풀려진 지난해 결산을 신뢰할 수 없다는 지적에 대해서는 "회계추정 변경은 변경 효과를 당기와 당기 이후 기간에 반영하도록 되어 있다"라며 "2024년 결산 공시를 수정할 계획은 없다"라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