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행권의 가계대출 관리 강화에 따른 대출 절벽이 최소 내년 1분기까지 이어질 전망이다. 내년 1~2월 한국은행의 추가 기준금리 인하 가능성이 대두되면서 금융 당국과 은행권이 가계대출 관리 강화 기조를 유지하기로 한 데 따른 것이다.
17일 금융권에 따르면 금융 당국은 은행권에 내년도 경영계획을 수립하면서 총부채원리금상환비율(DSR) 관리 계획을 포함해달라고 주문했다. 내년에도 DSR을 중심으로 가계부채 관리 강화 기조를 유지해달라는 취지다. 은행권은 금융 당국의 요청에 따라 내부 관리 목적으로 전세·정책대출을 DSR에 포함해 산출하는 시스템을 개발하고 있다. 금융권은 이를 두고 전세·정책대출을 DSR에 포함시키기 위한 사전 작업으로 보고 있다.
금융 당국은 내년에 기준금리 인하와 집값 상승 등 가계부채 수요를 일으킬 수 있는 요인이 적지 않다고 판단하고 있다. 시장에선 한국은행이 내년 1~2월 기준금리를 추가 인하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또 수도권을 중심으로 부동산 매수 심리도 유지되고 있다. 국토연구원이 발표한 ‘9월 부동산시장 소비심리지수’에 따르면 지난달 서울의 주택매매시장 소비심리지수는 125.8이었다. 115 이상이면 부동산 가격 상승 국면으로 구분한다.
은행들은 기준금리 인하 이후에도 가계대출 관리를 더욱 강화하고 있다. 국민은행은 지난 14일부터 정책자금인 디딤돌 대출 한도를 줄이거나 제한하기로 했다. 디딤돌 대출 금액을 산정할 때 소액 임차 보증금 공제를 필수로 적용하고, 후취 담보로 진행되는 신규 아파트 디딤돌 대출은 더 이상 취급하지 않기로 했다. 신한·하나·우리은행도 오는 21일부터 정책 대출 취급을 제한할 예정이다. 은행들은 다주택자 주택담보대출을 제한하고 금리를 올리는 방식으로 가계대출 상승세를 억제하고 있다.
시중은행은 기준금리 추가 인하가 예상되는 내년 1분기까지는 이런 기조를 계속 유지할 계획이다. 가계부채 관리 강화에 따른 대출 절벽이 적어도 내년 1분기까지는 이어진다는 의미다. 1분기 이후 가계대출 증가세를 살펴본 뒤 금융 당국의 방침에 따라 대출 규제 완화를 검토할 것으로 전해졌다.
은행권 관계자는 “봄 이사철과 추가 기준금리 인하가 겹치는 내년 1분기가 가계대출 관리의 고비가 될 것 같다”며 “내부적으로 내년 1분기까지는 이런 기조를 유지할 방침이다. 다른 은행도 비슷한 계획인 것으로 안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