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형 저축은행들도 업황 악화에 흔들리는 모습이다. 치솟은 연체율이 골칫덩이다.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PF) 사업장 재평가로 충당금 적립이 늘면서 실적이 악화한데다 경·공매도 순탄치 않다. 부실 채권 정리에 속도를 낸다는 방침이지만 연내 연체율 잡기도 쉽지 않을 거란 관측이 나온다.

대형 저축은행으로 분류되는 OK저축은행과 웰컴저축은행도 연체율 관리에 비상이 걸렸다./IT조선

10일 저축은행중앙회에 따르면 자산 규모 기준 업계 2위의 OK저축은행은 2분기 76억원의 당기순손실을 기록, 2016년 4분기 이후 7년 6개월 만에 적자전환했다. 상반기 당기순이익은 73억원으로 작년(535억원) 대비 급감했다.

업계 4위인 웰컴저축은행은 흑자기조를 이어갔지만 작년 2분기 보다 85% 쪼그라든 22억원의 순이익에 그쳤다. 상반기 전체로는 153억원의 순이익을 기록했지만 전년 동기(238억원) 보다 36% 줄었다.

최근 업황 악화에도 불구하고 OK저축은행과 웰컴저축은행은 각각 13조3197억원과 5조6554억원의 자산을 보유, 대형사 위상에 걸맞는 행보를 보여줬다. 짜임새 있는 여수신 포트폴리오로 위기 방어에 성공했다는 평가다.

하지만 건전성 관리에는 고전하고 있다. 전체 자산 중 부실자산 비중을 나타내는 고정이하여신비율이 79개 저축은행의 올 상반기 전체 평균이 11.52%인데 OK저축은행은 11.99%, 웰컴저축은행은 13.01%다. 연체율도 마찬가지. 업계 평균이 8.36%인데 반해 OK는 9.76%에 달한다. 웰컴은 8.01%로 평균을 살짝 밑도는 수준이다.

건전성에 가장 큰 영향을 준 건 부동산 PF대출이다. OK저축은행의 부동산PF 대출잔액은 6월 말 기준 9525억원이다. 이 가운데 고정이하 대출 채권은 2558억원으로 전체의 26%에 해당한다. PF 사업장 연체율만 22.71%로 지난해 말 9.20%에서 큰 폭으로 치솟았다.

웰컴저축은행의 부동산PF 대출 연체율은 18.63%로 지난해 말 4.94%였던 것과 비교하면 4배 가까이 뛰었다. 총 대출 3998억원 가운데 고정이하 대출 채권은 1120억원(28%)에 달한다.

부동산PF 재평가가 이뤄지면서 그 영향을 받았다는 게 양측의 공통된 설명이다. 금융당국은 PF사업장 분류기준을 '양호-보통-유의-부실우려' 4단계로 세분화한 뒤 유의 등급의 사업장은 대출 원금의 30%를, 부실우려 등급의 사업장은 대출 원금의 75%를 충당금으로 쌓도록 했다.

6월 말 기준 OK저축은행 대손충당금은 9982억원으로 작년 말 대비 472억원 늘었고 웰컴저축은행은 작년 말 4515억원에서 4603억원으로 88억원 증가했다.

양사의 신용등급도 나란히 하락했다. 한국기업평가는 수익성 및 건전성 악화를 이유로 신용등급을 각각 BBB+(부정적)→BBB(안정적)로 강등했다. 한기평은 웰컴저축은행에 대해 "지난 3월 말 기준 PF 관련 익스포저가 1조2000억원으로 자기자본의 167%에 달한다"며 위험하다고 평가했다.

두 저축은행은 연말까지 부실채권 매각 등으로 건전성 관리에 나서는 한편 수익성 방어에도 나선다는 방침이다. 최근 OK저축은행의 3개 PF 사업장과 웰컴저축은행의 1개 사업장이 경·공매를 통해 매각했다.

좋은 입지의 물건이 경·공매에 나오면서 낙찰이 이뤄졌다는 평가다. 얼마 전까지만 해도 업계 전반에선 부동산 경기 회복을 기다리는 분위기였지만 금융당국의 압박이 심해지면서 정리에 나선 것으로 풀이된다.

저축은행 관계자는 "부동산PF 사업장 경·공매를 봤을 때 사업장의 경쟁력과 매도‧매수자 간 가격 차이 등이 가장 큰 문제"라면서 "OK저축은행과 웰컴저축은행이 내놓은 사업장은 수도권에 위치해 있거나 오피스텔과 같은 경쟁력이 높은 것이었다"고 말했다.

이어 "하반기 금리 인하와 함께 부동산 시장 회복 기대감이 높아진 상황인데다 부실채권 정리 등 지속적으로 건전성 관리에 나서는 만큼 내년 1분기에는 실적 개선이 가능할 것으로 본다"고 덧붙였다.

☞관련 기사

[저축은행 진단 ①] 상반기 힘들었는데… 하반기에도 먹구름

IT조선 한재희 기자 onej@chosunbiz.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