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말이 다가오면서 지역 새마을금고의 고금리 특판 경쟁이 다시 고개를 들고 있다. 충남 천안의 한 금고는 최근 연 9% 적금 특판을 내놓았는데, 이 금고는 2년 연속 적자를 기록하면서 경영실태 평가에서도 3등급을 받았다.
기준금리 인하가 기정사실화하고 있는 상황에서 고금리 특판 판매가 향후 건전성에 악영향을 줄 수 있다는 지적이 금융권에서 나온다.
2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천안의 A새마을금고는 매월 출자 금액에 따라 금리 연 7, 9%를 주는 적금 특판 상품을 다음 달 25일까지 판매한다. 매월 5만원을 출자할 경우 연 7%, 10만원을 출자하면 연 9%까지 이자를 제공한다. 가입 금액은 월 10만~50만원이다. 금고에 출자하는 상품이라 영업점을 방문해야 가입할 수 있다.
이 금고는 적자 누적과 자본금 감소 등으로 건전성이 악화되고 있다. 새마을금고중앙회 공시에 따르면 이 금고는 올해 상반기 경영실태 평가에서 3등급을 받았다. 새마을금고 경영실태 평가는 1등급(우수)과 2등급(양호)까지는 통상 우량 금고로, 3등급(보통)과 4등급(취약), 5등급(위험)은 부실이 있거나 부실이 우려되는 금고로 분류된다.
이 금고는 올해 상반기 72억원의 당기순손실을 기록했다. 지난해 상반기(43억원 순손실) 대비 적자 폭을 키웠다. 지난 6월 말 기준 자본금은 300억원으로 지난해 말보다 94억원 가량 줄었다.
A금고 외에도 최근 연 5~6% 특판 상품을 판매하는 지역 금고가 늘고 있다. 서울 지역 금고의 특판 상품 금리는 대부분 연 5% 중후반대를 보이고 있다.
새마을금고가 다시 고금리 특판을 내놓는 배경엔 만기가 돌아오는 100조원 규모의 예·적금이 있다. 2022년 말 레고랜드 발(發) 사태로 채권시장이 경색되자 금융사들은 수신 금리를 올려 자금을 조달했다. 그해 9~11월 불어난 금융사 정기예금은 116조4000억원 규모에 달한다. 당시 예치했던 예·적금이 1년 단위로 만기 도래하면서 9~11월에 이 자금을 유치하기 위한 경쟁이 재현되는 것이다.
기준금리 인하가 예상되는 상황에서 이런 고금리 특판은 새마을금고 수익성에 악영향을 준다. 금리가 내려가면 그만큼 대출과 예·적금 금리를 내려야 하는데, 고객에게 연 5~9% 이자를 줘야 하는 상황이 지속되기 때문이다.
새마을금고 전체 건전성도 계속 악화되고 있다. 행정안전부에 따르면 전국 1284개 새마을금고는 상반기 1조2019억원의 순손실을 기록했다. 대손충당금 적립 금액은 6조8544억원으로 지난해 말(5조4558억원)보다 1조3986억원 증가했다. 상반기 연체율은 7.24%로 지난해 말(5.07%)보다 2.17%포인트 상승했다. 새마을금고중앙회는 금고 수익성을 악화할 수준의 금리 경쟁은 하지 않도록 지도를 하고 있지만, 강제 사항은 아니다. 금융 당국은 새마을금고의 적자와 연체율 증가가 당분간 지속될 것으로 보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