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래픽=챗GPT

은행 애플리케이션(앱)으로 주민등록증 확인, 여권 재발급 신청, 분실물 신고, 예비군 조회와 같은 공공서비스를 이용할 수 있게 됐다. 정부가 이용 빈도가 높은 공공서비스를 민간에 개방했기 때문이다. 은행권은 비금융서비스 제공을 통해 월간활성고객(MAU)을 늘리겠다는 구상이다.

23일 금융권에 따르면 KB국민은행은 이달 말까지 주민등록증 모바일 확인서비스 최초 등록 고객 대상 이벤트를 실시한다. 주민등록증 모바일 확인서비스는 실물 형태의 신분증과 유사한 효력을 가지는데, KB스타뱅킹 앱에 등록할 수 있다. 고객은 은행 금융거래를 비롯한 관공서, 의료기관 이용 및 선거 참여 등에서 별도 신분증 없이 은행 앱을 통해 신원 확인을 받을 수 있다.

지난 6월 행정안전부는 모바일 신분증 민간 개방 참여 기업으로 국민은행과 농협은행, 카카오-카카오뱅크 컨소시엄 등을 선정했다. 국민은행, 농협은행과 카카오뱅크는 하반기 중 관련 서비스를 선보일 예정이다.

국민은행과 신한은행은 전자여권을 발급받은 적이 있으면 여권과 탑승권 없이도 공항 출국장을 통과할 수 있는 ‘스마트패스’를 선보인다. 스마트패스는 안면 및 여권 정보를 사전 등록해 인천국제공항 출국장 및 탑승구에서 여권과 탑승권 없이 안면인식으로 통과할 수 있게 하는 서비스다. 현재 국민은행은 KB스타뱅킹 앱의 전자지갑을 이용하면 신분증과 탑승권 없이 QR코드 제시만으로 국내선 항공기에 탑승할 수 있는 ‘스마트항공권’ 기능을 구축해 놓았다.

그래픽=손민균

신한은행은 슈퍼쏠 앱 내 ‘공공서비스 즐기기’에서 국립생태원과 산림복지시설 예약을 지원한다. 오는 10월 중 책이음 서비스, 고속도로 미납 통행료 조회 등을 추가로 지원할 예정이다. 우리은행은 우리WON뱅킹 앱 내 ‘원더월렛’에서 예비군 동원훈련 일정조회, 병역판정검사 신청 등 병역관리 기능과 책이음 서비스, 학자금 대출 채무자 신고, 분실물 신고 조회 등을 제공한다.

은행들이 공공서비스를 확대할 수 있는 배경엔 행안부의 공공서비스 개방에 있다. 지난달 행안부는 ‘2024 상반기 디지털 공공서비스 개방’을 통해 11종의 공공서비스를 민간기업 앱에서 이용할 수 있도록 했다. 오는 하반기에도 30여 가지의 공공서비스를 민간 앱에 추가로 개방할 예정인데, 은행 앱에서 제공되는 공공서비스도 다양화될 것으로 기대된다.

은행권 관계자는 “디지털 금융이 가속화하고 빅테크·핀테크의 등장으로 업종 간 경계가 모호해진 상황에서 공공서비스를 제공함으로써 앱 차별화를 꾀하고 있다”며 “아울러 공공서비스에 대한 고객 선호 관련 데이터가 되고 이런 데이터가 쌓이고 정교해질수록 고객 맞춤형 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