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 옛 한진중공업 부지 재개발 사업장(다대마린시티)이 시행사의 브리지론(토지 매입 등 초기 단계 대출) 이자 장기 연체로 경·공매에 넘어갔다. 시행사는 여전히 대형 건설사를 시공사로 선정하고 사업 정상화를 추진한다는 입장이다.
22일 금융권에 따르면 다대마린시티의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PF) 대주단은 경·공매 등 채권 회수 작업을 진행하고 있다.
대주단 관계자는 “경·공매를 신청한 것은 맞지만 담보물 가치 평가와 매각가 책정, 매각 시점 결정 등 조율할 것들이 많다”며 “경·공매를 포함한 채권 회수 작업을 진행 중에 있다”고 했다.
대주단은 지난 6월 다대마린시티 시행사에 브리지론 만기 연장 불허를 통보했다. 시행사는 브리지론 이자를 1년 가까이 연체한 것으로 전해졌다. 브리지론 규모는 3700억원이다. 이 중 새마을금고가 2000억원으로 가장 많다. 새마을금고중앙회와 전국 90개 지점이 공동으로 대출했다. 다만 새마을금고는 선순위로 대출을 취급해 사업장이 경·공매로 넘어가더라도 손실을 보지 않을 전망이다. 새마을금고는 이미 이 사업장에 대한 충당금 440억원을 적립했다.
이밖에 하나증권·교보증권·BNK투자증권 등이 후순위로 1700억원을 대출해 줬다. 경·공매 낙찰가에 따라 후순위 대주단은 대출금 일부를 잃을 수도 있다.
다대마린시티는 부산 사하구 다대동 17만8757㎡ 규모 옛 한진중공업 부지를 공동주택 및 복합문화시설 등으로 조성하는 사업이다. 지상 최고 48층 11개 동, 3095가구 규모의 아파트와 지상공원, 초등학교, 지하 주차장 등을 건립하는 ‘미니신도시급’ 사업이 진행 중이다. 그러나 사업은 계속 차질을 빚었다.
시행사는 지난해 1월부터 브리지론 이자를 납부하지 못했다. 당시에도 대주단은 브리지론 만기 연장 불허와 대출 회수를 통보했었다. 시행사과 대주단은 협상 끝에 이자 비용 400억원 추가 조달을 조건으로 브리지론 만기를 그해 4월로 연장했다. 이후 시행사는 200억원가량을 조달했고, 대주단은 브리지론 만기를 다시 10개월 연장해 줬다. 시행사는 조달 자금이 바닥나자 지난해 8월부터 다시 이자를 연체한 것으로 알려졌다.
시행사는 대형 건설사와 시공사 업무협약(MOU)을 맺고 오는 10월 중 본PF 전환을 추진하겠다는 입장이다. 시행사는 홈페이지 공지를 통해 “공동주택건설사업계획 승인 및 해양복합문화용지 건축 허가를 득해 사업 추진을 위한 모든 인허가 절차를 마무리했다”며 “대주단과 상생 관계로 상호 협조 및 협의하고, 시공사와의 시공 계약에 전념하고 있다. 연내 본PF로 전환해 내년 상반기 착공 및 분양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시행사는 실제 국내 빅4 건설사 중 한 곳과 접촉해 시공사 참여 의사를 타진한 것으로 전해진다. 다만 해당 건설사는 ‘제안을 받은 것은 맞지만, (MOU 체결 등은) 정해진 바가 없다’는 입장이다.
부산시도 해당 사업장의 부실 가능성을 우려하고 있다. 부산시 관계자는 “시행사는 대형 건설사와 시공사 계약을 맺고 곧 본PF로 전환하겠다는 입장만 반복하는데, 현재 사업이 제대로 진행되지 않는 것으로 파악하고 있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