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영배 큐텐그룹 대표가 지난달 30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정무위원회 전체회의에 출석해 '티몬·위메프(티메프) 사태' 관련 긴급 현안질의에 답하고 있다. 오른쪽부터 구 대표, 류광진 티몬 대표, 류화현 위메프 대표. /뉴스1

티메프(티몬·위메프) 사태가 불거지기 2년 전부터 금융감독원은 티몬·위메프의 경영개선 계획 이행 여부에 대해 보고받은 것으로 밝혀졌다. 티몬과 위메프는 7000억원이 넘는 투자금 등을 유치해 경영 여건을 개선하겠다고 금감원에 약속했으나, 티몬·위메프의 투자 유치는 실패했고 시간이 지날수록 경영 실적도 악화했다.

12일 금감원이 국회 정무위원회 소속 민병덕 더불어민주당 의원실에 제출한 자료에 따르면, 티몬·위메프는 지난 2022년 2분기부터 올해 1분기까지 분기마다 ‘경영개선계획 이행실적’을 금감원에 보고했다.

경영개선계획 이행실적 보고는 2022년 6월과 2023년 12월, 두 차례에 걸쳐 금감원과 티몬·위메프가 맺은 ‘경영지도비율 개선을 위한 경영개선협약(MOU)’에 따른 조치다. 티몬·위메프는 MOU 체결 때마다 금감원에 경영개선 계획을 제출했다. 두 회사가 제출한 경영개선 계획에는 2~3년간의 경영개선 계획이 분기별로 명시돼 있다. 아울러 티몬·위메프는 금감원에 분기마다 경영개선계획 이행실적을 보고하겠다고 합의했다.

양사가 제출한 경영개선계획 이행실적 보고서에는 직전 분기에 이뤘어야 할 정상화 계획과 이행 여부 등이 함께 담겼다. 티몬은 2022년 2분기부터 올해 1분기까지, 총 8번의 이행실적 보고 중 계획했던 자기자본 개선 약속을 지킨 적이 한 번도 없다. 올해 1분기에는 자기자본 마이너스(-)8003억원을 계획했지만 실제 경영 실적은 -8913억원을 기록했다. 첫 보고 시점인 2022년 2분기 자기자본(-5439억원)과 비교하면 3500억원가량의 돈이 사라졌다.

티몬의 유동성 비율 개선은 8번의 개선 계획 중 2번을 준수하는 데 그쳤다. 유동성 비율은 분기마다 나빠지기를 반복했다. 2022년 2분기, 22%였던 유동성 비율은 올해 1분기 11%로 쪼그라들었다.

위메프도 8번의 보고 중 금감원에 약속했던 자기자본 개선 목표를 지킨 적이 없었다. 위메프는 2023년 4분기에 마이너스였던 자기자본을 양수로 끌어올리겠다고 약속했다. 하지만 당시 위메프의 자기자본은 -2456억원으로 집계됐다. 2022년 2분기부터 올해 1분기까지, 위메프의 자기자본은 -1363억원에서 -2961억원으로 악화했다.

티몬·위메프의 경영 실적 악화는 투자 유치 실패 및 무리한 마케팅 비용 지출에 따른 결과로 풀이된다. 티몬·위메프는 금감원과 MOU를 맺으며 7250억원 투자를 받아 경영 상황을 개선하겠다고 약속했다. 그러나 MOU 후 실제 투자 유치는 한 건도 이뤄지지 않았다.

이러한 상황에서 두 회사는 매출을 올리기 위해 각종 마케팅을 집행했다. 티몬은 2023년 1분기 중 인플루언서(인터넷 유명인)를 활용한 유튜브 채널 4개를 개설했다. 또한 인플루언서를 광고 모델로 내세운 기획전을 운영하고 라이브커머스 방송을 진행하기도 했다. 이러한 공격적인 마케팅 효과로 2023년 2분기 티몬의 거래액은 전 분기 대비 20% 증가했다. 그러나 마케팅 비용 부담이 커져 오히려 자기자본은 악화했다.

위메프는 2023년 3분기 중 위메프데이 등 3개의 판촉 행사를 진행하며 매출 증대를 노렸다. 그러나 오히려 추석 연휴 기간 소비가 줄면서 마케팅 비용만 늘어나 자기자본을 깎아 먹는 결과를 낳았다. 위메프는 마케팅 비용 집행으로 자기자본이 감소할 때마다 보고서에 “일시적인 감소”라고 해명했다.

그래픽=손민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