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몇 년 간 국내 모바일 간편결제 서비스가 우후죽순 생겨나면서 현재 50개에 가까운 숫자로 늘었다. 각 서비스 간 경쟁이 치열해지면서 포인트 적립, 페이백 이벤트 등 소비자들이 얻는 혜택도 증가했지만, 일각에선 간편결제 서비스가 미국·중국·일본 등 주요 국가에 비해 지나치게 많아 이용자들의 혼란을 부추긴다는 지적도 나온다.
5일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지난해 기준으로 국내에서 서비스 중인 간편결제 서비스는 46개다. 포털·핀테크사(29개), 금융사(15개), 스마트폰 제조사(2개) 등 다양한 업종에서 간편결제 서비스를 개발해 제공하고 있다.
주요 모바일 간편결제 서비스로는 삼성페이·신한플레이·KB페이·NH페이·오픈페이·네이버페이·카카오페이·페이코·쿠팡페이·스마일페이·배민페이·토스페이·SK페이·쓱페이·엘페이 등이 있다.
LG처럼 같은 회사 또는 계열사에서 각 다른 간편결제(LG페이, 페이나우) 서비스를 내놓기도 했다. 현대카드도 자사 간편결제 핀페이와 별도로 애플페이 출시를 준비하고 있다. 곧 등장할 서비스까지 포함하면 올해 국내 간편결제 서비스는 50개에 이를 전망이다.
이는 인구 14억명인 중국의 간편결제서비스가 3개(알리페이·위챗페이·화웨이페이), 인구 3억5000만명인 미국이 4개(페이팔·애플페이·구글페이·월마트페이)인 것을 감안하면 압도적으로 많은 숫자다.
일본이 10개(라인페이, 야후페이, 메루페이, 라쿠텐페이, 오리가미페이, 페이디페이, 스퀘어페이, 코이니페이, 미즈호페이, 캐시페이)로 중국과 미국보다는 많지만, 한국과 비교하면 간편결제 서비스 수가 훨씬 적다.
국내 페이 서비스가 우후죽순 늘어난 것은 간편결제 시장이 폭발적으로 성장했기 때문이다. 한국은행 통계에 따르면 국내 간편결제 시장의 결제액은 2021년 기준 221조원으로 5년간 연평균 57% 늘어나면서 국내 민간 결제액(1000조원)의 약 20%를 차지하고 있다.
지난해 상반기 간편결제 서비스의 하루 평균 이용 금액은 7231억7000만원으로 집계됐다. 2021년 하반기와 비교하면 10.7% 증가한 규모다.
그러나 각 간편결제마다 제휴처가 한정되어있는 등 범용성이 확보되지 않은 서비스가 난립하면서 이용자 혼란을 부추기고 피로감을 느끼게 한다는 지적도 여러 차례 제기돼 옸다.
경기도 고양시에 거주하는 직장인 안모씨(32세)는 “현재 선불금을 충전한 페이 서비스만 12개나 되는데 정작 주로 사용하는 것은 2~3개 수준”이라며 “선불 충전금이 나눠져 있다보니 어디에 얼마를 충전했는지 알기도 어렵다”고 불편함을 말했다.
또 국내 결제 시장 규모는 미국·중국·일본 등에 비해 작은데 수십개의 페이 서비스가 난립하다 보니 업체들 간 ‘포인트 퍼주기’ 등 출혈 경쟁도 발생하고 있다. 이용자들 입장에서는 여러 간편결제 서비스를 통해 다양한 혜택을 누릴 수 있지만, 만약 서비스 중단 사태 등이 발생할 경우 금전적 피해를 입을 수도 있다.
금감원에 따르면 2021년 기준으로 간편결제 서비스 상위 10개 업체의 부채비율은 평균 460%였다. 쿠팡페이의 경우 부채비율이 2967.5%에 달했다.
만약 특정 간편결제 서비스 업체가 중단되면 소비자들의 선불 충전금도 함께 사라질 가능성이 크다. 선불 충전금은 금융기관 예금과 달리 예금자보호법의 대상이 아니기 때문이다. 2021년 기준 국내 간편결제 서비스의 선불 충전금 규모는 2조9934억원을 기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