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때 ‘제2의 비트코인’이라 불릴 정도로 가상자산 시장에서 주목을 받던 대체불가능토큰(NFT)에 대한 투자 열기가 식어가고 있다. NFT는 디지털 기반의 그림·사진·영상 등에 대한 소유권을 증명할 수 있는 가상자산인데, 최근 거래량이 눈에 띄게 감소했다.
29일 가상자산 업계에 따르면 지난 3월 마지막 주 기준으로 구글트렌드(한국 기준) 100점을 달성했던 NFT는 지속적인 하락세를 거쳐 지난주에는 16점까지 하락했다.
구글트렌드는 대중의 관심사와 인기도 등의 흐름을 판별하는데 중요하고 객관적인 지표로 꼽힌다. 숫자는 모든 주제에 대한 주제의 비율을 기반으로 0~100점 사이의 범위로 표시되는데, 검색량이 많을수록 숫자가 100점에 가까워지고 관심도가 줄어들수록 0점에 근접한다.
NFT에 대한 관심도 하락은 국내뿐 아니라 전 세계적으로 공통된 추세를 보이고 있다. 구글트렌드에서 전 세계 기준으로 올해 1월 100점을 찍었던 NFT는 3월 39점, 5월 23점으로 하락한 뒤 12월에는 16점까지 떨어졌다.
이는 지난해부터 올해 초까지 전 세계적으로 광풍을 일으킨 NFT 시장이 빠르게 얼어붙었기 때문이다. NFT는 영상·그림·음악 등을 복제 불가능한 콘텐츠로 만들 수 있는 기술로 주목받았고, 글로벌 거래 광풍을 불러왔다.
실제 NFT 거래량은 지난해 하반기부터 올해 초까지 연일 최고 수준을 갱신할 정도로 성장했다. 하지만 거액의 투자피해가 속출한 테라·루나 폭락 사태와 세계적 가상자산거래소인 FTX 파산 등 시장에 큰 충격이 오면서 NFT 거래량도 감소했다.
파이낸셜타임스(FT)는 지난 27일(현지 시각) 블록체인 데이터 분석업체 체이널리시스 데이터를 인용해 올해 전 세계 NFT 거래액 규모가 360억달러(45조8000억원)로 예상된다고 전했다. 이 중 1분기 거래액만 190억달러(24조1000억원)로 절반 이상을 차지한다.
그러나 2분기 이후 NFT 거래량은 빠르게 감소했다. 지난달 NFT 거래액은 올 상반기 대비 87% 이상 감소한 4억4200만달러(약 5620억달러) 수준에 그쳤다. 같은 기간 이더리움을 기반으로 한 새로운 NFT 발행량도 60% 감소했다.
또 가상자산 분석 데이터업체 듄 애널리틱스에 따르면 전 세계 NFT 거래액은 올해 1월 170억달러(21조5700억원)를 기록했으나, 지난 9월에는 4억6600만달러(5900억원)로 줄었다.
거래량 감소와 함께 주요 NFT들의 가격도 큰 폭으로 하락했다. NFT 시가총액 상위 1위인 ‘지루한 원숭이들의 요트클럽’(BAYC) 시세는 29일 기준 6만6307달러(8400만원)를 기록했다. 지난 5월 2일 약 42만4954달러(약 5억3900만원)을 기록했던 것에 비하면 84% 감소한 수치다.
일각에서 NFT가 작가 신원 도난, 자금세탁, 탈세, 사기 등 범죄에 활용되고 있다는 점을 들어 투자 자산으로써 신뢰할 수 없다는 비판이 나오고 있는 점도 NFT 시장에 대한 투자 열기가 사라진 이유로 꼽힌다.
미국에서는 최근 마돈나와 저스틴 비버 등 미국 유명 연예인과 스포츠 스타들이 NFT 사기 판매를 홍보해줬다는 혐의로 집단 소송을 당한 바 있다. 국내에서도 대표적인 NFT 업체로 꼽히던 메타콩즈가 경영권 분쟁을 둘러싼 갈등과 각종 추문에 휘말리면서 투자자들의 시선이 싸늘해진 상황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