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11일 서울 광진구 뚝섬한강시민공원에서 바라본 아파트 모습./뉴스1

부동산 시장 연착륙을 위한 대출 규제 완화가 추진된다. 금융당국은 무주택자나 실수요자 중심으로 완화했던 대출 규제를 다주택자·임대사업자까지 확대할 전망이다. 총부채원리금상환비율(DSR) 규제는 유지하는 대신 일부 예외가 허용될 것으로 보인다.

16일 금융당국 및 업계에 따르면 금융당국은 내달 초 생활안정자금 및 임차보증금 반환 목적 주택담보대출(주담대) 규제 완화 방안을 준비하고 있다. 이 방안은 은행업 감독규정 개정 등을 통해 이뤄질 예정이다.

금융당국은 다주택자와 임대사업자의 주담대 규제 완화도 검토한다. 이번 규제 완화는 부동산 시장의 연착륙을 위해 추진되는 것으로 보인다. 현재 다주택자는 규제지역에서 주택담보대출비율(LTV)을 0% 적용받아 대출을 받을 수 없다. 임대 사업자 역시 모든 지역에서 주담대 이용이 금지됐다.

금융권에 따르면 금융당국은 다주택자·임대사업자에 대해 LTV 30% 수준에서 완화를 검토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금융당국 관계자는 “고금리 등으로 시장 상황이 안 좋으니 (규제를) 풀어나가는 것이 시장 안정화 관점에서 낫다는 측면이 있어서 관련 논의가 진행되고 있다”고 설명했다.

김주현 금융위원장도 전일 열린 ‘제1차 국정과제 점검 회의’에서 “현재 다주택자나 임대사업자에 대해서는 주담대가 허용 안 되는 경우가 많다”며 “앞으로 시장 상황을 봐서 국토부나 기재부하고 정책 방향을 맞춰서 이분들도 주담대를 쓸 수 있도록 추진하려 한다”고 말했다.

기존 대출 규제 완화는 무주택자와 실수요자를 중심으로 진행됐다. 금융당국은 이달부터 무주택자‧1주택자(기존주택 처분조건부)에 대해 LTV를 50%로 단일화하고, 투기·투기과열지구 내 시가 15억원 초과 아파트에 대한 주담대도 허용했다.

금융당국은 DSR 규제는 큰 틀에서 유지할 전망이다. 다만, 금리 인상 등으로 실질적으로 받을 수 있는 대출 규모가 줄어드는 상황을 고려해 DSR에서 제외되는 대출을 추가할 것으로 보인다. 내년 초 출시되는 ‘특례보금자리론’을 DSR 규제 대상 대출에 포함하지 않는 식이다.

김 위원장은 특례보금자리론에 대해 “현재 많은 이들이 변동금리를 쓰고 있어 내년 봄이 되면 (금리가) 많이 올라갈 가능성이 크다”며 “주택금융공사가 제공하는 고정금리 보금자리론으로 갈아탈 수가 있고 DSR 규제를 적용받지 않기 때문에 집을 마련하는 이들이 요긴하게 사용할 수 있는 제도”라고 말했다.

특례보금자리론은 일반형 안심전환대출과 적격대출을 보금자리론에 통합한 형태로, 내년 1년간 한시적으로 운영된다. 이 상품은 현행 보금자리론 주택가격 상한을 6억원에서 9억원으로 높이고, 대출 한도도 3억6000만원에서 5억원으로 확대한다. 소득 기준도 없앤다.

금융권 관계자는 “DSR 규제는 유지될 것으로 보이나, 실수요자 중심의 예외를 허용하는 식이 될 것 같다”고 설명했다. 금융당국은 대출 규제 완화에 관한 내용을 내년도 경제정책방향에서 구체화할 것으로 전해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