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하반기 법정 최고금리가 인하된 이후 대부업 이용자가 줄어든 것으로 나타났다. 법정 최고금리 인하 시 대부업 이용 금리는 낮출 수 있지만, 대부업체가 수익성이 없는 저신용자 대출을 막는 ‘풍선효과’가 나타날 수 있다는 우려가 결국 현실화된 것이다.
29일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작년 12월 말 대부업 이용자 수는 112만 명으로 같은해 6월 말 123만명보다 11만명(8.9%) 감소했다.
법정 최고금리가 지난해 7월 연 24%에서 20%로 인하되며 대부업체가 수익성 악화를 이유로 저신용자에 대한 대출을 줄일 것이라는 부정적 전망이 나왔다. 대부업계는 조달금리가 상대적으로 높아 금리를 20%로 인하했을 때 수익을 내기 어려운 구조이기 때문이다. 특히 금리 인상기에 본격적으로 돌입하면서 대부업의 조달금리는 더욱 높아진 것으로 보인다.
실제로 법정 최고금리 인하 조치 이후 일부 대부업체는 철수를 결정하고, 사업을 유지하더라도 저신용자에 대한 대출을 줄였다. 웰컴·애니원 등 저축은행 인행 인수계열 대부업체가 폐업했고, 산와·조이크레디트 등 일본계 대부업체가 신규 영업을 중단했다.
지난해 12월 말 기준 등록 대부업자(대부중개업자 포함) 수는 8650개로 6개월 전보다 28개 감소했다.
금감원 관계자는 “대부업체가 사업을 철수하거나, 법정 최고금리 인하로 대출의 문을 닫은 것도 일부분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본다”고 설명했다.
대부업 이용자의 감소는 저신용자가 불법 사금융에 노출될 가능성이 커졌다는 의미이기도 하다. 금융위원회 역시 지난해 5월 보도설명자료를 통해 “최고금리 인하로 약 13%(31만6000명)는 민간금융 이용이 축소되고, 이 중 채무조정·절약 등을 제외하면 3만9000명의 불법 사금융 유입 가능성이 있는 것으로 추정한다”고 밝힌 바 있다.
대부업 이용자는 줄었지만, 대출 규모는 늘었다. 작년 12월 말 대부업자의 대출잔액은 14조 6429억원으로 같은 해 6월 말 대비 1288억원(0.9%) 증가했다. 저축은행 인수 대부업자 및 일부 일본계 대부업자의 잔액 감소세가 둔화하는 가운데, 지방자치단체 등록 대부업자의 대출잔액 증가 등으로 대출 규모가 소폭 증가한 것으로 풀이된다.
대부이용자 1인당 대출액은 작년 12월 기준 1308만원으로 같은 해 6월 1180만원보다 증가했다.
대출 유형은 담보대출이 7조6131억원으로 52%를 차지했고, 신용대출이 7조298억원으로 48.0%의 비중을 보였다.
평균 대출금리는 법정 최고금리 인하 영향으로 작년 12월 말 기준 14.7%를 기록했다. 이는 작년 6월 15.8% 대비 1.1%포인트 하락한 수치다.
금감원은 법정 최고금리 인하 이후 대부시장의 영업동향 및 저신용자 신용공급 현황을 면밀히 모니터링하는 한편, 대부이용자 보호를 위해 최고금리 위반, 불법추심 등 대부업자의 불건전 영업행위에 대한 현장점검을 강화할 예정이다. 금감원 관계자는 “서민금융 지원·홍보 등을 통해 저신용자 신용공급 기반을 강화하고, 대부업 제도개선 및 불법사금융 근절 노력을 지속하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