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엄마, 나 휴대폰 액정이 깨져서 임시폰이야. 도와줘!”

대전에 사는 한 모 씨는 모르는 번호로 딸의 문자를 받았다. 딸은 회사에 제출할 백신접종 증명서 발급을 위한 애플리케이션을 설치해 달라고 했다. 급한 마음에 한 씨는 문자로 받은 링크를 눌러가며 앱을 설치했으나, 딸과 통화하며 요즘 유행하는 메신저 피싱을 당했다는 사실을 인지했다. 한 씨는 황급히 거래은행 창구로 달려가 사고 접수를 통해 입출금 및 신용카드 이용 등을 정지하고 ‘개인정보노출자 사고예방 시스템’에도 노출 사실을 등록하는 편이 좋겠다는 안내에 따라 은행 직원에게 이를 등록해달라고 요청했다.

금융감독원은 신분증 분실, 피싱 등에 의한 개인정보유출로 타인이 본인 명의로 금융거래를 할 가능성이 우려되는 경우 ‘개인정보노출자’로 등록하라고 12일 밝혔다.

금감원은 유출된 개인정보로 타인이 금융거래를 함으로써 발생할 수 있는 명의도용 피해를 예방하기 위해 ‘개인정보노출자 사고예방 시스템’을 운영하고 있다.

개인정보노출자 사고예방 시스템은 금융 이용자가 신분증 분실 등으로 개인정보 노출 우려시 금감원 소비자포털 ‘파인’에 등록해 명의도용을 예방하는 시스템이다.


금감원 ‘개인정보노출자 사고예방시스템’ 홍보 영상 캡처./금감원

개인정보노출자로 등록되면 등록자 명의로 대출, 계좌개설 등 금융거래가 진행될 경우 금융회사는 강화된 본인 확인 절차를 진행함으로써 명의도용을 예방할 수 있다.

등록 방법은 은행에 방문하거나 인터넷으로 가능하며 등록 즉시 전 금융회사에 이 사실이 자동 전파된다. 신분증 재발급, 기간 경과 등으로 명의도용 우려가 해소됐다고 판단되면 은행 방문이나 인터넷으로 언제든지 해제 가능하다.

금감원의 소비자포털 파인에 개인정보 노출을 등록한 건수는 지난해 20만9000건으로 전년 대비 188% 증가했다.

금감원 관계자는 “보이스피싱 등으로 인한 등록이 등록 사유의 과반(51%)을 차지하는 등 명의도용으로 인한 금융사고 예방에 크게 기여했다”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