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스피 5000′ 시대가 열린 지 한 달여 만에 코스피 지수가 6000포인트를 목전에 두고 있다. 지난 12일 종가 기준 5500포인트를 넘긴 코스피 지수는 이어진 4거래일 동안 5600포인트, 5800포인트, 5900포인트 도장깨기를 이어갔다.

관심은 시장의 과열 여부에 쏠린다. 최근 코스피 지수 급등세를 온전히 한국 증시의 '재평가' 과정으로 봐야 하는지, 아니면 단기 과열된 것으로 봐야 하는지 점검이 필요한 시기다. 허재환 유진투자증권(001200) 연구원은 증시로의 자금 유입 속도가 주가 상승 속도를 크게 앞지른다면 과열 징후가 있는 것으로 봐야 한다고 밝혔다.

일러스트=달리3 챗GPT

우선 지난해부터 시작된 시중의 자금 이동이 연초 이후 가속화되고 있는 것으로 판단된다. 올해 들어 은행 예금은 34조원 감소한 반면 주식형 펀드로 자금은 46조7000억원 늘어났다. 증권사 고객 예탁금은 10조원 증가했다. 가계 자금이 대거 증시로 유입됐다는 의미다.

허 연구원은 "주식형 자금은 지난 한 해 동안 들어온 자금의 절반 이상이 두 달이 채 안 돼서 유입됐고 머니마켓펀드(MMF)도 지난해 전체 유입 규모를 넘는 규모가 증가했다"며 "머니무브가 올해 들어 가속화되고 있다"고 설명했다.

특히 국내 주식형 펀드로의 자금 유입 속도가 해외 주식형 펀드의 자금 유입 속도를 넘어서는 것으로 나타났다. 다만 자금 유입 속도가 빠르긴 하지만 주가 상승 속도와 유사하다고 허 연구원은 분석했다.

그렇다면 가계 자금이 대거 주식으로 이동하는 지금 추세를 시장 과열 신호로 읽을 수 있을까. 허 연구원은 과거 '펀드 열풍'이 불었던 2006~2008년, 코로나 사태 이후 '동학개미 운동'이 벌어진 2020~2021년과 비교하면 지금 증시로 자금 유입이 과도한 수준이 아니라고 분석했다.

그는 "국내 펀드 자산에서 주식형이 차지하는 비중은 이제 2018~2019 년 수준을 회복한 정도에 불과하다"고 설명했다.

그렇다면 투자 심리는 언제 과도해진 것으로 볼 수 있을까. 주가보다 자금 유입 속도가 가파를 때를 유의하라는 조언이 나온다.

허 연구원은 "과거 주가 상승 속도보다 예탁금 증가 속도가 가팔랐던 경우가 있었는데, 바로 2021년"이라며 "주가가 오르면 자금이 유입되는 것은 당연하지만 유동성이 들어오는 속도가 더 가팔라지는 경우라면 유의해야 한다"라고 말했다. 주가가 상승하는 속도보다 증시에 자금이 유입되는 속도가 더 빠르다면 투자자들이 극도로 흥분한 상태라고 볼 수 있다는 것이다.

그러면서 최근 들어 국내 주식형 자금 유입속도가 코스피 지수의 상승을 앞서기 시작했다고 덧붙였다. 과열 조짐이 있다는 의미다. 다만 아직 자금 유입 속도와 코스피 간 괴리가 크지 않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