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6일은 윤석열 대통령 탄핵소추안이 국회에서 가결된 후 증시가 처음 열린 날이었다. 주식시장이 가장 싫어한다는 불확실성이 제거된 만큼 상승하지 않겠느냐는 기대를 모았으나, 코스피 지수는 하락 마감했다. 다만 증권가는 낙관을 유지하는 분위기다. 예기치 않게 터진 정치 리스크가 탄핵 절차와 함께 가늠할 수 있는 영역으로 들어섰으니 투자 심리도 살아날 것이란 이유에서다.

12월 16일 오후 서울 명동 하나은행 본점 딜링룸에서 딜러들이 업무를 보고 있다. / 연합뉴스

이재만 하나증권 연구원은 “모건스탠리 캐피털 인터내셔널(MSCI) 달러 환산 코리아 지수는 연중 고점 대비 26%나 하락했다”며 “탄핵 가결 이후 국내 증시의 추가적인 반등 여력은 남아있다”고 했다. 양해정 DS증권 연구원은 “개인 매도는 막바지에 다다랐고, 매도로 일관하던 연기금은 매수로 돌아섰다”며 “코스피 하락으로 국내 비중이 계획보다 낮아졌고 해외와 격차도 과도하다”고 했다.

물론 안심할 단계는 아니다. 김대준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일련의 사태를 겪으면서 경제 전망이 악화했다”며 “주식시장은 긴 흐름에서 경제와 같은 방향을 보인다는 걸 기억할 필요가 있다”고 했다. 김 연구원은 “지금부터는 시장에 나타날 변화에 빠르게 대처하는 게 중요하다”고 덧붙였다.

전문가들은 최근 반등 국면에서 가장 많이 오른 업종이 중기적으로도 아웃퍼폼(Outperform·시장 수익률 상회)을 이어갈 가능성이 높다고 했다. 다만 이와 별개로 단기적으로는 키 맞추기 장세가 나타날 수 있다. 조준기 SK증권 연구원은 “별다른 사유가 없더라도 너무 많이 오른 업종에는 차익실현 압박이, 언더퍼폼(underperform·수익률 저조)한 업종에선 보상적인 매수세가 나올 수 있다”고 했다.

하나증권은 연간 낙폭 과대 업종 가운데 내년에 순이익이 증가할 것으로 기대되는 업종으로 반도체, 은행, 소프트웨어, IT하드웨어, 방산을 꼽았다. 대신증권은 실적 대비 저평가 상태이면서 낙폭도 과대인 업종으로 반도체, 자동차, 이차전지, 기계, 건설, 상사·자본재 등을 추천했다.

이경민 대신증권 연구원은 “시장 안정성이 높아지면 실적 대비 저평가 업종의 반등 시도도 뚜렷해질 것”이라며 “현재 강한 업종보다는 밸류에이션(실적 대비 주가 수준) 매력이 큰 저평가 업종에 관한 관심 확대가 필요하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