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스코그룹이 구조적인 정체기에 직면한 철강 산업 대신 2차전지 소재에 대한 투자를 확대하면서 주식시장에서 크게 주목받고 있다. 개인 투자자의 집중 매수에 힘입어 지속하고 있는 ‘2차전지 열풍’이 포스코그룹주 주가를 일제히 끌어올리는 모습이다.

계열사 주가가 급등하는 가운데 포스코그룹은 2차전지 원료부터 소재에 이르는 밸류체인을 구축하겠다는 미래 목표를 발표하면서 주가 상승세에 더 불을 붙이고 나섰다. 일각에서는 가파른 주가 상승에 대한 경고음이 나오고 있다. 성장 가능성이 큰 2차전지 소재를 중심으로 그룹의 체질을 변화하려는 노력은 긍정적이지만, 최근 주가 상승세가 과도하다는 것이다.

정기섭 POSCO홀딩스 전략기획총괄이 지난 11일 열린 '제2회 포스코그룹 2차전지 소재사업 밸류데이'에서 환영사를 하고 있다./POSCO홀딩스 제공

국내 대기업집단 중 올해 시가총액이 가장 많이 증가한 그룹은 단연 포스코그룹이다. 지난해 포스코홀딩스 지주사 체제로 전환한 이후 2차전지 소재 사업을 확대하면서 크게 주목받은 덕분이다. 포스코그룹은 지난 11일 열린 ‘2차전지 소재사업 밸류데이’를 통해 완성 배터리만 제외하고 배터리 원료부터 핵심 소재까지에 이르는 밸류체인을 구축해 2030년 2차전지 소재사업에서만 62조원의 매출을 올리겠다고 발표했다. 불과 1년 전에 발표한 매출 목표(41조원)보다 50% 높은 수치다.

안그래도 뜨거운 포스코그룹주의 질주에 기름을 붓는 격이었다. 배터리 양극재를 생산하는 포스코퓨처엠(옛 포스코케미칼) 주가는 올해(1월2일~7월 14일) 120% 넘게 올랐고, POSCO홀딩스(005490) 역시 60% 상승했다. 포스코인터내셔널(047050) 주가는 7개월 동안 두 배로 뛰어올랐다.

증권사들은 주가 상승에 맞춰 목표 주가를 상향 조정하고 있다. 대부분 증권사 리서치센터가 “포스코그룹이 더 이상 철강 회사가 아니라 2차전지 업체”라는 분석과 함께 주가가 더 상승할 것으로 분석하고 있다.

하지만 일각에서는 포스코그룹주가 고평가됐다는 지적도 나온다. 백광제 교보증권 연구원은 최근 보고서에서 “신사업의 장래 성장성이나 회사의 신사업 방향은 긍정적이지만, 시장 테마 형성과 수급 쏠림에 의한 주가 급등이 과도한 측면이 있다고 판단한다”며 POSCO홀딩스에 대한 투자 의견을 기존 ‘매수’에서 ‘보유’로 하향 조정했다. 목표주가 역시 현재 주가보다 낮은 35만원을 유지했다.

포스코그룹주 상승이 과열 양상이라는 신호는 2차전지 사업과 직접 관련이 없는 계열사 주가가 덩달아 급등하는 현상에서도 확인된다. 예를 들어 포스코그룹의 계열사 포스코엠텍(009520)은 철강제품포장과 철강부원료 등을 생산하는 업체로, 리튬 사업과 큰 관련이 없지만 주식시장에서는 리튬 테마주로 묶여 주가가 폭등했다.

포스코DX(022100)나 포스코스틸리온 역시 배터리와 직접 관련이 없는 계열사이지만, 주가 상승세가 가파르다. 포스코DX는 그룹의 IT서비스와 시스템 엔지니어링 사업을 하는 계열사이고, 포스코스틸리온(058430)은 도금·컬러강판제품을 생산해 가전, 자동차 시장에서 매출이 발생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