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5월 테슬라의 중국 전기차 판매량은 3만3463대를 기록했다.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202% 늘었고 전달인 4월보다도 29% 증가한 수치다. 테슬라는 11개월 만에 중국 전기차 월간 시장점유율 1위 기업으로 다시 올라섰다. 지난달 테슬라의 중국 판매량이 크게 늘어난 것에 대해 금융투자업계는 다소 놀라는 분위기다. 미중 갈등이 계속되고 있고 잦은 고장과 화재 등으로 테슬라에 대한 의구심이 커진 상황이기 때문이다.
지난 4월 19일에는 상하이 모터쇼 행사에 한 여성이 전시된 테슬라 차 위에 올라 브레이크 고장을 항의하는 소동까지 있었다. 세계적 모터쇼에서 테슬라 모델3를 몰던 아버지가 브레이크 고장으로 큰 교통사고를 당했다고 주장한 것이다. 4월에는 중국 내 테슬라 공장에서 2주일간 모델Y(테슬라의 중형 스포츠유틸리티차량)의 생산이 중단되기도 했다.
앞서 2월에는 중국 시장 감독 당국이 급발진, 배터리 화재 등 소비자 불만과 관련해 테슬라를 소환해 면담하기도 했다. 3월에도 악재는 있었다. 중국의 일부 군 부대에서 테슬라 차량 내 카메라가 보안을 위협할 수 있다며 테슬라 차량 출입을 금지시킨 것이다.
이런 잇따른 악재에도 지난달 테슬라의 판매량이 늘어난 것을 금융투자업계에선 4월 판매량 감소에 따른 기저효과 때문으로 분석한다. 중국 승용차협회(CPCA)에 따르면 4월 테슬라 판매량은 2만5845대로 전달보다 9658대(27.2%) 줄었다. 4월에 중국에서 모델 Y가 2주일간 생산이 중단됐고 중국 내 반미 시위가 격화된 것도 영향을 줬다.
백승혜 하나금융투자 연구원은 테슬라의 5월 판매량이 증가한 이유에 대해 “4월에 2주일 간 모델 Y의 생산 중단으로 인해 지연된 물량이 5월에 집중적으로 인도되며 5월 판매량에 집계됐을 것으로 추정된다”고 했다. 실제 모델 Y의 5월 판매량은 전달보다 135%나 늘어났다.
테슬라의 중국 내 판매현황이 중요한 이유는 중국이 전체 테슬라 판매의 20% 가량을 차지하는 시장이기 때문이다. CNBC에 따르면 지난해 테슬라의 중국 매출은 66억6000만달러(약 7조4000억원)로 전체 매출(315억4000만달러)의 21%를 차지했다. 중국은 미국(매출액 152억1000만달러·약 16조9000억원)에 이어 2번째로 큰 시장이다.
임은영 삼성증권 연구원은 “테슬라가 중국에서 매달 3만대 안팎의 판매량을 유지할 수 있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연간으로는 36만대 가량을 팔 수 있다는 의미다.
하지만 이런 전망에도 테슬라가 중국 시장에서 앞으로도 1위를 지킬 수 있을지는 불투명하다. CPCA는 중국 내 부정적 여론 확산이 테슬라의 주문량 감소로 이어졌는지 여부는 7월이나 8월이 돼야 알 수 있을 것이라는 전망을 내놓기도 했다. 올해 1월부터 5월까지 누적된 중국 전기차 판매를 보면 시장 점유율 1위는 상해GM우링(19%)이었고 2위가 테슬라(15%)다. BYD는 13%로 2위인 테슬라와 2%포인트(P) 밖에 차이가 나지 않는다.
테슬라가 중국 정부의 견제와 반미 감정의 파고(波高)를 뚫고, 중국 전기차 시장에서 계속 1위를 지킬 수 있을지 지켜보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