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로야구 삼성 라이온즈의 팀타율(.267)은 10개 구단 가운데 최하위에 머물러 있지만 4연승 기간 중 무려 31점을 뽑아냈다. 언제 어디서 터질지 모르는 삼성 타선은 타 구단 투수들의 간담을 서늘하게 만든다. 외국인 타자 루벤 카데나스가 정상 컨디션을 회복한다면 그야말로 화룡점정이 될 듯.

데이비드 맥키넌의 대체 선수로 삼성의 새 식구가 된 카데나스는 6경기에 출장해 타율 3할4푼8리(23타수 8안타) 2홈런 5타점 2득점 OPS 1.071의 엄청난 퍼포먼스를 발휘했다. 파워는 ‘진퉁’이다. 지난달 20일 대구 롯데전에서 홀드왕 출신 진해수를 상대로 데뷔 첫 홈런을 장식했다. 비거리는 무려 140m에 이르렀다.

21일 경기에서는 4-5로 뒤진 9회 무사 1루서 롯데 마무리 김원중을 상대로 끝내기 홈런을 때려냈다. 비거리는 120m. 삼성은 롯데를 6-5로 꺾고 주말 3연전을 2승 1패로 마감했다. 박진만 감독은 “카데나스가 팀 합류 후 빠른 적응력과 엄청난 파워를 보여주고 있다. 팀이 원했던 부분을 잘 채워주고 있고 앞으로도 기대된다”고 말했다.

72경기에 나서 4홈런에 그쳤던 맥키넌과는 확실히 다르다는 걸 보여준 카데나스는 26일 대구 KT전을 마지막으로 출장 기록이 없다. 1회 타격 도중 허리에 통증을 느껴 2회초 수비 때 김태훈(외야수)과 교체됐다. 박진만 감독은 27일 경기를 앞두고 “카데나스는 검진 결과 근육 손상은 없다. 본인이 통증을 느껴 내일까지 지켜보겠다”고 했다.

삼성은 카데나스를 1군 엔트리에서 제외시키지 않고 컨디션을 회복하길 기다렸다. 지난달 30일부터 3일간 잠실구장에서 열린 LG와의 주중 3연전에 동행하지 않고 대구에 남아서 재활 훈련을 했다. 러닝과 캐치볼은 물론 타격 훈련까지 소화하는 등 회복세를 보였으나 경기에 나서지 못하는 상황.

경기 전 인터뷰할 때마다 카데나스의 현재 상태에 대한 질문을 받았던 박진만 감독은 4일 SSG와의 홈경기를 앞두고 불편한 심기를 드러냈다. 그는 “괜찮다고 하는데 모르겠다. 저한테 물어볼 게 아니라 본인한테 직접 물어보라”고 말했다.

병원 검진 상 별 문제가 없다고 하는데도 경기에 나서지 못하니 감독 입장에서는 답답할 수밖에. 팬들의 시선도 싸늘해졌다. 결장 기간이 길어지면서 넝쿨째 굴러온 복덩이에서 꾀병을 부리는 말썽꾸러기 신세가 됐다. 물론 카데나스가 태업하는 건 아닐 것이다. 선수 스스로 몸 상태에 대한 불안한 마음이 있기 때문에 나서지 못하는 것이다.

오른쪽 햄스트링 부상으로 빠졌던 박병호에 이어 상대 투수가 던진 공에 왼쪽 종아리를 맞고 쉼표를 찍었던 구자욱도 돌아왔다. 박진만 감독은 카데나스만 가세하면 완전체 타선이 될 것이라고 기대했고 베스트 라인업 가동 시점을 6일 대구 한화전으로 예상했다.

2위 LG와 승차 없이 3위에 올라 있는 삼성. 코너 시볼드, 데니 레예스, 원태인, 백정현, 이승현(57번) 등 선발진도 원활하게 돌아가며 상승세를 이끌고 있다. 이제 카데나스만 돌아오면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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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OSEN=대구, 손찬익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