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적 좋은 한미약품 아모잘탄 타깃 제네릭 도전 많을 듯

알약.

내년 155개 품목의 의약품 특허가 만료될 예정이다. LG화학이 국산 신약으로는 처음 미국 FDA(식품의약국)로부터 신약허가를 받은 팩티브, 국내 첫 개량신약인 고혈압 복합제 아모잘탄 등이 포함됐다. 특허 만료를 앞둔 의약품을 공략해 새로 시장 진출을 기대하는 기업과 기존 신약을 개발한 기업들간 특허 공방이 치열할 것이라는 관측이다.

30일 식품의약품안전처에 따르면 내년 의약품 특허가 끝나는 의약품은 155개 품목으로 집계됐다. 이 중 특허무효심판, 품목허가소멸 등의 이유로 이미 특허가 삭제된 35개 품목을 제외하면 총 120개다.

분기별로 보면 새해 1분기가 46개 품목으로 가장 많고, 4분기(30개), 3분기(26개), 2분기(18개) 등의 순이다. 여재천 한국신약개발연구조합 사무국장은 "특허 만료를 앞둔 의약품의 제네릭(복제약)을 출시하는 과정에서 특허 싸움은 필수"라며 "오지지널 의약품을 개발한 제약사들은 용법, 용량, 제형(모양) 등 다양한 방면으로 특허를 걸어놓는다"고 말했다.

신약 개발 제약사들은 특허를 통해 후발주자 견제에 나서고 있다. 같은 제품의 용량별 특허를 여러 개로 올려 특허를 ‘쪼개기’하는 방식이다. 예를 들어 같은 제품의 의약품을 5mg, 10mg 등으로 나누는 식이다. 실제 이날 기준 올해 국내 제약사의 특허권 등재건수는 82건으로, 전년(50건) 대비 30건 이상 늘었다. 2년 전인 2018년(37건)과 비교하면 2배 이상이다. 신약·개량신약 개발에 성공한 국내 제약사가 늘어난 때문이기도 하지만 특허 쪼개기도 영향을 미친 것으로 풀이된다.

하지만 특허 만료를 앞둔 신약에 후발주자들이 모두 군침을 흘리는 것은 아니다. 의약품별 시장규모를 분석한 후 안정적인 매출을 기대할 수 있는 의약품에 집중한다.

실제 LG화학이 2003년 4월 국내 기업으로는 처음으로 미국 FDA 신약 승인을 받은 항생제 ‘팩티브’도 내년 1분기 특허 만료를 앞두고 있지만, 제네릭을 개발하겠다는 제약사는 없는 것으로 파악된다. 매출이 저조한 만큼 제네릭에 대한 기대 매출도 낮다는 판단에서다. 제네릭 개발을 위해 생산설비 등도 고려해야 하는 만큼 투자 대비 기대할 수 있는 수익이 크지 않다는 것이다. 지난해 팩티브의 매출은 약 160억원에 그쳤다.

반면 내년 1분기 일부 특허 만료를 앞둔 한미약품의 아모잘탄 시리즈에 대한 제약사들의 관심은 뜨겁다. 한미약품은 아모잘탄, 아모잘탄큐, 아모잘탄플러스 등 아모잘탄 시리즈와 관련한 특허 30개를 보유 중이다. 이 중 12개 특허가 내년에 만료된다. 이미 해외제약사는 물론, 약 30개사가 지난 2014년 아모잘탄 시리즈의 일부 특허를 회피한 상태다. 지난해 한미약품은 아모잘탄 시리즈로 1000억원의 매출을 올렸다. 지난 2009년 출시 100억원대를 시작으로, 지난해까지 10년간 벌어들인 매출만 약 7000억원 이상이다.

제약업계 관계자는 "신약을 개발하면 초기 시장에서 주목을 받을 수 있다"면서도 "이와 별개로 특허 만료 후 제네릭 개발 업체가 없다는 것은 사실상 시장에서 영향이 미미한 약이라는 의미"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