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석열 검찰총장 비위사건 감찰 결과를 담은 법무부의 보도자료가 25일 기자단에 배포됐다. 전날 추미애 법무부 장관의 브리핑이 있은지 하루가 지난 오전 11시쯤에야 정식으로 기자단에 보도자료가 전달된 셈이다. 박철우 법무부 대변인은 보도자료 늑장 배포에 공식 사과했다.
법무부 보도자료는 당초 추 장관의 브리핑 직후 배포될 예정이었다. 추 장관은 전날 오후 6시 서울 서초구의 서울고검 기자실에서 윤 총장에 대한 징계를 청구하고 직무집행정지를 명령한다는 브리핑을 했다. 30여분 전에 갑자기 공지된 브리핑에 법무부 대변인실과 법조 기자단 모두 혼란에 빠졌다. 추 장관이 브리핑 직후 기자들의 질문을 받지 않고 서둘러 떠나면서 혼란은 더욱 커졌다.
검찰총장에 대한 징계를 청구하고 직무집행을 정지하는 사상 초유의 일이 벌어졌는데, 징계를 청구한 당사자인 추 장관과 법무부 어디에서도 자세한 근거와 향후 일정을 설명하지 않았다. 이 과정에서 법무부가 미리 준비한 보도자료가 기자단에 배포되지 않고 누락되는 일이 발생했다. 보도자료는 알음알음 퍼져나갔고 하루가 지난 25일에도 보도자료의 존재 자체를 모르는 법조 기자도 있었다.
문제는 보도자료가 제대로 배포되지 않은 탓에 하루 사이 잘못된 정보가 퍼졌다는 것이다. 예컨대 추 장관이 윤 총장의 징계청구 혐의로 든 '중앙일보 사주와의 만남'은 JTBC가 보도한 태블릿 PC 사건 관련이었는데, 세간에는 삼성바이오로직스 사건 관련으로 잘못 전해졌다. 보도자료에는 '태블릿 PC 사건'이라고 명시했지만, 추 장관의 담화문에는 'JTBC 실질사주 홍석현과의 부적절한 교류'라고만 나온 탓이다.
박 대변인은 "브리핑 직후 (보도자료를) 배포했어야 하지만 기자들에게 질문받고 이어서 계속 전화를 받느라 깜빡했다"며 "뒤늦게 늦은 시간에 보도자료의 존재를 인식하게 됐다"고 해명했다.
법무부 대변인실은 전날 추 장관 브리핑을 전후로도 법조 기자단의 강한 항의를 받았다. 추 장관이 브리핑 30분전 일방적으로 통보한 것에 대한 항의였다. 보통의 정부부처는 브리핑을 하기 전에 기자단과 일시와 장소를 협의하고 브리핑 내용도 사전에 알리기 마련이다.
사안이 긴급하고 중대했다고 해도 30분 전에야 브리핑을 통보한 것은 기자단을 들러리 세운 것에 불과하다는 지적도 나온다. 브리핑 자체를 보이콧해야 한다는 말까지 나왔을 정도다.
이처럼 추 장관과 기자단의 입장을 조율해야 할 대변인실이 아무런 역할을 못한다는 불만의 소리가 크다. 다만 추 장관이 모든 것을 결정하는 상황에서 대변인실을 탓해봐야 '헛 일'이라는 자조섞인 말도 나온다. 전날도 대변인실은 뒤늦게 브리핑 사실을 전달받은 탓에 브리핑 10여분 전에 장소를 바꾸기도 했다. 추 장관이 중요사항을 결정하면서 대변인실과 상의하기보다는 모든 게 결정된 뒤에 '통보'만 하고 있는 셈이다.
다른 정부부처 공보 담당자는 "정치인 출신인 추 장관이 검사들로 이뤄진 법무부 공보라인보다 자신이 더 정무적 감각이 낫다고 생각해 혼자 모든 걸 결정하는 것 같다"며 "추 장관의 '나홀로 공보'가 법무부에 대한 부정적인 인식을 키우고 있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