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반도체, AUO, 이노룩스 등 연구개발 투자 본격화
시장조사업체 "성능, 생산성 충분해…OLED와 경쟁구도"

액정표시장치(LCD), 유기발광다이오드(OLED)로 이어져온 디스플레이 기술 흐름이 마이크로 LED로 향하고 있지만, 일부 업체들은 마이크로 LED보다는 '미니 LED' 분야에 우선적으로 투자하고 있다. 미니 LED는 LED와 마이크로 LED의 중간 단계격으로 볼 수 있는 신기술로, 기존 LED 생산라인을 상당부분 활용할 수 있는 강점이 있다.

5일 업계에 따르면, 서울반도체(046890)를 비롯해 에버라이트, 하바텍 등의 LED 패키징 업체와 AUO, 이노룩스 등 디스플레이 패널 업체들이 미니 LED 기술을 연구개발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시장조사업체 LED인사이드는 미니 LED 시장이 오는 2023년경 10억달러 규모에 달할 것으로 전망했다.

미니 LED란 LED 칩 사이즈를 100~200마이크로미터(㎛) 수준으로 구현한 제품을 말한다. 칩 사이즈가 5㎛~100㎛ 수준인 마이크로 LED에 비해 칩 사이즈가 다소 크지만, 마이크로 LED와 마찬가지로 칩 하나하나를 화소나 발광체로 활용할 수 있다는 점에서 기본 구조는 동일하다. 마이크로 LED에 비해 생산단가가 낮고, 기존의 LED 생산공정의 상당 부분을 활용할 수 있다는 것이 장점이다.

서울반도체 등이 미니 LED에 투자하는 이유는 기술적으로 난도가 높은 마이크로 LED를 상용화하는데 예상보다 오랜 시간이 걸릴 수도 있다는 판단 때문이다.

디스플레이업계 관계자는 "지난해까지만 해도 마이크로 LED는 상용화하는 데 5년이 걸릴지 10년이 걸릴 지 알 수 없는 기술이었다"면서 “최근 대량양산을 위한 돌파구를 찾아냈다고는 하지만, 생산단가 등 해결해야 할 걸림돌이 여전히 많다"고 설명했다.

이같은 상황은 삼성전자(005930)LG디스플레이(034220)도 마찬가지다. 두 회사는 내년 미국 라스베이거스에서 열릴 세계 최대 전자·IT 전시회인 CES에서 마이크로 LED 기반의 신제품을 내놓을 전망이지만, 일반 소비자 시장을 대상으로 한 제품은 아닌 것으로 알려졌다.

삼성전자의 경우 초대형 마이크로 LED TV, 상업용 디스플레이 등을 준비 중이지만 시장 출시는 미정이며, 이 TV의 가격대 역시 최소 1억원 이상을 호가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LED인사이드 등 디스플레이 분야 시장조사업체들은 당분간 미니 LED가 TV, 모바일 분야에서 OLED 기술과 경쟁 구도를 형성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LED인사이드는 "미니 LED는 밝기와 놓은 명암비 등이 강점인만큼 프리미엄 고화질 TV 분야에도 충분히 적용할 수 있다"며 "프리미엄 TV 시장에서 OLED TV와 성능, 가격 측면에서 경쟁 상대로 부상할 수 있다"고 분석했다.

시장조사업체 트렌드포스는 미니 LED가 TV, 모바일, 자동차 분야 등에 점진적으로 채용돼 오는 2023년경에는 10억달러(한화 1조원) 규모의 시장을 형성할 것으로 전망했다.

미니 LED도 기술적으로 넘어야 할 난관은 있다. 우선 기존 LED 디스플레이 패널보다 많은 칩을 쓰기 때문에 생산효율성이 낮다. 생산 공정은 같지만, 아직 수율이 낮다는 것도 단점이다. LED 디스플레이 기업 입장에서는 추가 투자도 해야 한다. 또 TV, 스마트폰 등을 얇게 구현할 수 있도록 공정도 개선해야 한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지적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