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대 공대 연구진이 카메라 초소형화 기술을 개발했다. 왼쪽 사진은 기존의 모바일폰 렌즈 모듈과 이번 연구에서 개발한 메타표면 렌즈 모듈의 두께를 비교한 사진. 가운데는 현미경으로 찍은 메타표면 나노 공정 결과 사진. 마지막 오른쪽은 메타표면을 구성하는 나노구조체가 배열된 사진이다./서울대 공과대학

서울대 공과대학 연구진이 카메라의 부피를 크게 줄일 수 있는 광학 설계 기술을 선보였다.

서울대 공대 전기정보공학부 광공학 및 양자전자연구실 연구팀은 차세대 나노광학 소자인 메타표면을 활용한 폴디드 렌즈(folded lens) 시스템을 적용한 광학 설계 기술을 개발했다고 18일 밝혔다. 연구 결과는 국제 학술지 사이언스 어드밴스에 지난 10월 30일 실렸다.

기존 카메라는 이미지 촬영 시 빛을 굴절시키기 위해 여러 개의 유리 렌즈를 쌓는 방식으로 설계됐다. 이 구조는 각 렌즈의 두께와 렌즈 간 넓은 간격으로 카메라의 전체 부피를 늘리는 요인으로 작용했다. 가상·증강현실(VR·AR) 디바이스, 스마트폰, 내시경, 드론 같이 초소형 카메라가 필요한 기기에 카메라 적용이 어려운 문제가 있었다.

서울대 연구팀은 메타표면을 도입한 새로운 렌즈 설계 방식으로 기존 광학 소자의 두께를 절반 이하로 줄였다. 메타표면은 빛의 세기, 위상, 편광을 픽셀 단위로 정밀하게 조절할 수 있다. 메타표면을 구성하는 나노구조체들이 빛의 파장보다 짧은 수백 나노미터(㎚, 10억분의 1m) 주기로 배열되기 때문이다.

연구팀은 852㎚에 최적화한 메타표면을 설계해 유리 기판에 여러 장을 수평으로 배열해 빛이 기판 내부에서 반사를 여러 번 반복하도록 했다. 빛의 경로를 조정하는 얇은 두께의 폴디드 렌즈 시스템으로 이미지를 촬영하는 새로운 초소형 카메라 구조다.

이 카메라 시스템은 두께가 0.7㎜의 매우 좁은 공간 내에서 10도의 시야각을 제공했다. 고해상도 이미지 전달도 가능해 다양한 첨단 광학 기기에 사용할 수 있는 수준이다.

김영진 연구원은 “나노광학 소자를 도입해 카메라의 두께를 혁신적으로 줄이는 창의적인 돌파구를 제시했다는 점에서 이번 연구는 큰 의의를 지닌다”며 “나노미터 단위의 빛 조절 자유도와 반도체 공정을 통한 제조 방식 덕분에 뛰어난 성능과 산업적 이점을 겸비한 메타표면으로 얇고 가벼운 카메라의 혁신을 주도하는 연구를 계속할 예정”이라고 전했다.

연구팀이 속한 광공학 및 양자전자연구실은 2022년 11월 작고한 고(故) 이병호 교수에 이어 현재는 전기전자공학부 정윤찬 교수가 지도 중이다.

참고 자료

Science Advances(2024), DOI : https://www.science.org/doi/10.1126/sciadv.adr231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