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연구진이 물체의 3차원(3D) 정보를 촬영할 수 있는 홀로그래피 카메라의 상용화를 앞당길 기술을 개발했다. 복잡한 시스템이 필요하던 기존 방식과는 다르게 빛을 특정한 형태로 통과시키는 마스크를 추가해 물체의 3D 정보를 얻는 방식이다. 차세대 광학 기술로 주목받는 홀로그래피 카메라의 상용화를 앞당길 수 있을 것이라는 기대가 나온다.
벅용근 한국과학기술원(KAIST) 물리학과 교수가 이끄는 연구진은 23일 기존 카메라에 마스크를 추가해 3D 정보를 얻을 수 있는 3D 홀로그래피 카메라를 만드는 데 성공했다고 밝혔다.
홀로그래피는 2개 이상의 빛의 파동이 교차하면서 생기는 간섭현상을 이용해 3D 정보를 만드는 기술을 말한다. 흔히 과학공상(SF) 영화에서 그려지는 홀로그램 영상이 대표적이다. 홀로그래피 기술을 카메라에 활용하면 물체의 3D 정보를 정확하게 얻을 수 있다. 실제 사람이 보는 것과 비슷한 원근감과 입체감을 느낄 수 있어 차세대 광학 기술로 주목받고 있다. 그러나 복잡한 간섭계 장치가 필요하고 주변 환경에 민감하게 반응해 상용화에는 이르지 못한 상황이다.
KAIST 연구진은 간섭계를 사용하지 않는 홀로그래피 카메라 기술을 개발해 이런 문제를 해결했다. 간섭계 대신 빛을 특정한 형태로만 투과하는 마스크를 렌즈 사이에 배치해 측정한 정보를 알고리즘으로 재구성하는 방식이다.
마스크를 적용한 홀로그래피 카메라는 물체의 3D 정보를 얻을 수 있는 것이 장점이다. 또 물체의 위치 정보를 반영해 사진을 촬영한 후에도 초점을 조절할 수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실제 동전, 주사위 같은 물체를 촬영해 초점이 맞지 않더라도 추후 보정으로 선명한 사진을 얻을 수 있었다. 또 빠르게 움직이는 물체를 촬영했을 때도 잔상이 남지 않는 선명한 사진을 얻는 것도 확인했다.
연구진은 일반적인 카메라에 마스크를 추가하는 것 만으로도 홀로그래피 카메라를 만들 수 있다고 설명했다. 복잡한 장비 없이 간단하게 광학 시스템을 설계해 상용화로 이어질 수 있을 것으로 기대했다. 가시광선 영역뿐 아니라 적외선, 자외선처럼 다양한 파장의 센서에도 적용할 수 있어 항공·군사·원격탐사 분야에서 높은 활용도를 보여줄 전망이다.
논문의 제1저자인 오정훈 KAIST 물리학과 박사과정 연구원은 “일반 카메라에 필터를 추가하는 방식으로 상용화되면 비전문가가 일상생활에서도 손쉽게 사용할 수 있을 것”이라며 “기존의 원격 감지 기술들을 대체할 수 있다는 높은 잠재력을 갖고 있다”고 말했다.
연구 결과는 국제 학술지 ‘네이처 커뮤니케이션즈’에 이달 12일 소개됐다.
참고자료
Nature Communications, DOI: https://doi.org/10.1038/s41467-023-40019-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