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형발사체 누리호(KSLV-Ⅱ) 3차 발사가 연기됐다. 발사체 자체의 문제가 아니라 지상 설비 간 통신에 문제가 발생했다. 과학기술정보통신부와 한국항공우주연구원은 일단 오늘 밤까지 시스템 점검을 진행한 뒤 내일 다시 발사에 나설지 결정한다는 입장이다.
과기정통부와 항우연은 24일 오후 4시 10분 전라남도 고흥군 나로우주센터 프레스룸에서 브리핑을 열고 누리호 3차 발사 연기를 공지했다. 오태석 과기정통부 제1차관은 “누리호 3차 발사를 준비하는 과정에서 헬륨을 공급하는 밸브를 제어하는 설비와 컴퓨터 간 통신에 이상이 생겼다”고 말했다.
누리호 발사를 총괄하는 고정환 항우연 한국형발사체개발사업본부장은 “발사체 내부 하드웨어에 이상이 생긴 게 아니라 지상장비의 통신에 문제가 있었다”며 “기체가 아니라 제어 컴퓨터에 이상이 있기 때문에 발사체를 일단 세워놓고(기립) 조치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날 문제가 발생한 건 오후 3시쯤이다. 연료와 산화제를 공급하기로 한 3시 40분 전에 헬륨을 공급하는 밸브 제어 과정에서 문제가 생겼다. 고 본부장은 “밸브를 작동시키는 과정에서 문제가 생겼는데 수동으로는 작동하는 걸로 봐서 하드웨어가 아니라 다른 부분의 문제로 보고 있다”고 말했다. 구체적으로 항우연 연구진은 발사를 제어하는 컴퓨터와 발사대의 각종 설비를 제어하는 컴퓨터 간에 통신에 이상이 생긴 것으로 보고 있다.
과기정통부와 항우연은 일단 발사체 자체의 문제가 아니기 때문에 최대한 빨리 통신 이상의 원인을 찾아 해결한 뒤 내일 다시 발사에 나선다는 계획이다. 누리호를 다시 종합조립동으로 옮기지 않고 발사대에 기립한 채로 보완 조치에 나서는 것도 이런 맥락이다.
고 본부장은 “오늘 중에 늦게라도 확인 작업을 계속 진행할 것”이라며 “내일 이른 시간까지 보완조치가 된다면 (오늘과) 동일한 시간에 발사를 진행할 수 있다”고 말했다.
다만 누리호에 탑재된 위성이 견딜 수 있는 시간은 제한적인 만큼 신속하게 조치가 이뤄지지 않으면 발사 일정이 더 연기될 수도 있다. 누리호 3차 발사의 예비기간은 25일부터 31일까지다.
핵심 위성인 차세대 소형위성 2호는 발사체가 기립한 상태에서도 배터리를 충전할 수 있지만, 나머지 7기의 큐브위성은 배터리 충전이 쉽지 않다. 기상 상황이나 우주물체 충돌 가능성 등도 변수다.
이종호 과기정통부 장관은 “예기치 않은 문제로 아쉬운 부분이 많지만 최대한 원인을 살피겠다”며 “내일 오전 중에 좋은 결과가 나오면 내일 발사할 기회가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