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고비'와 '마운자로' 같은 GLP-1 계열 비만 치료제를 사용한 여성들의 유방암 발생 위험이 약 30% 낮다는 대규모 연구 결과가 나왔다.
미국 펜실베이니아 페렐만 의과대학의 엘리자베스 맥도날드 박사팀이 수행한 연구다. 최근 미국 시카고에서 열리고 있는 미국임상종양학회(ASCO)에서 관련 내용을 발표했다.
◇비만 치료제 맞으면 유방암 위험 줄어
연구진은 2022년 1월부터 2025년 6월까지 미국 의료 기록에 등록된 45~80세 여성 11만 1000여 명을 대상으로 관찰·분석을 진행했다.
이들은 모두 과체중 이상(BMI 25 이상) 환자로, 이 중 1만 5000여 명은 GLP-1 계열 약물을 처방받았고 나머지 9만 6000여 명은 해당 약물을 전혀 써본 적이 없는 이들이었다.
분석 결과 GLP-1 약물을 사용한 여성은 사용하지 않은 여성보다 유방암 진단 가능성이 유의미하게 낮았다. 전체 집단 분석에서는 유방암 발생 위험이 35.1% 낮았고, 나이·인종·BMI·유방 밀도 등 조건을 보정한 대조군 비교에서도 30.5% 낮게 나타났다.
◇왜 이런 일 생기나
연구진은 이런 결과가 나온 정확한 이유를 아직 알지 못한다고 설명했다. 다만 GLP-1 약물이 체중 감소를 유도하면서 만성 염증을 줄이고 대사 상태를 개선하며 암 성장과 관련된 여러 신호 경로에 영향을 준 것으로 추정한다고 했다.
특히 폐경 이후 비만은 강력한 유방암 위험 요인으로 꼽혀왔다. 이 여성들에게 GLP-1 비만 치료제를 쓰면 체중 감량 효과가 커서 유방암 예방 효과가 나타날 가능성도 있다는 설명이다.
현재 유방암 고위험군에게 사용할 수 있는 예방 전략은 그리 많지 않다. 예방을 위해 선제적으로 유방을 절제하거나 항호르몬제를 맞는 경우가 있지만, 모두 비용이 많이 들고 신체적으로도 부담되는 치료법이다. 반면 GLP-1 비만 치료제는 이미 수백만 명이 사용하고 있는 만큼, 만약 예방 효과가 입증된다면 적용 범위가 훨씬 넓어질 수 있다.
연구진은 그러나 이번 연구 결과가 비만 치료제의 암 예방 효과를 입증한 것은 아니라고 설명했다. '관찰 연구'로 연관성만 확인했을 뿐 인과관계는 입증되지 않았다는 것이다.
연구진은 이에 향후 유방암 고위험 여성을 대상으로 GLP-1 비만 치료제가 실제 예방 효과를 갖는지 확인하기 위한 임상시험을 진행한다는 계획이다.
◇잇따르는 암 위험 감소 효과 사례
최근 여러 연구에선 GLP-1 계열의 비만 치료제가 암 위험을 낮춰주는 것으로 나타났다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 대장암, 간암, 췌장암과 각종 비만 관련 암 위험이 감소했다는 연구 결과다.
학계에선 여기에 가장 흔한 여성암인 유방암이 추가됐다는 점에선 GLP-1 비만 치료제 효과를 주목할 필요가 있다고 보고 있다. 맥도날드 교수는 "GLP-1 비만치료제가 향후 유방암 예방 치료제로도 확장될 수 있는지 그 가능성을 계속해서 검증할 필요가 있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