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라이릴리의 당뇨·비만 치료제 '마운자로.'/로이터 연합뉴스

당뇨·비만 치료제 '마운자로' 등으로 급성장한 미국 제약사 일라이 릴리가 백신 개발사 3곳을 한꺼번에 사들인다. 전체 인수 규모는 최대 38억달러(한화 약 5조7000억원)에 달한다. 인수 대상에는 국내 제약사 GC녹십자가 지분을 보유한 미국 백신 개발사 큐레보도 포함됐다. 비만약 특수로 확보한 자금을 감염병 예방 분야에 투자하며 미래 성장동력을 확보하려는 움직임으로 해석된다.

릴리는 26일(현지 시각) 큐레보, 림마테크 바이오로직스, 백신 컴퍼니 등 백신 개발사 3곳을 인수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큐레보 인수 규모는 최대 15억달러, 약 2조2000억원이다. 큐레보는 성인 대상포진 예방 백신 후보물질 '아메조스바테인'을 개발하고 있다. 임상 2상에서 기존 대상포진 백신과 비슷한 면역 반응을 보이면서도 주사 부위 통증, 피로감, 오한 같은 이상 반응은 적은 것으로 알려졌다.

GC녹십자는 보유한 큐레보 지분 20.3%를 전량 매각한다. GC녹십자는 "이번 거래는 큐레보 설립 초기부터 이어온 연구개발 투자와 협력 전략이 그 가치를 인정받은 결과"라고 했다.

백신 컴퍼니 인수 규모는 최대 2조3000억원이다. 이 회사는 엡스타인-바 바이러스(EBV) 백신을 개발하고 있다. EBV는 흔한 감염 바이러스지만, 다발성경화증과 일부 암과의 관련 가능성이 제기돼 왔다. 림마테크 바이오로직스 인수 규모는 최대 1조1700억원이다. 수술 부위 감염의 주요 원인으로 꼽히는 황색포도상구균 백신 후보물질을 보유한 회사다.

이번 인수는 릴리가 비만·당뇨, 항암제, 면역치료제를 넘어 감염병 예방 분야로 파이프라인을 확대하기 위한 시도로 분석된다. 릴리는 "이번 인수는 질병의 결과를 치료하는 데 그치지 않고, 질병을 발생 원점에서부터 차단하겠다는 전략 의지를 반영한 것"이라고 밝혔다.

다만 인수 대상 백신들은 아직 개발 단계라 향후 임상 결과와 허가 여부를 지켜봐야 한다. 릴리가 밝힌 최대 거래 규모도 계약금과 임상·허가·상업화 성과에 따른 추가 지급금을 합친 규모라, 실제 지급액은 달라질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