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가 사람처럼 보고, 듣고, 판단하며 움직일 수 있는 '한국형 인공지능(AI) 휴머노이드' 개발에 본격적으로 나선다.
과학기술정보통신부는 18일 한국과학기술연구원(KIST)에서 '민관협력 기반 AI 휴머노이드 원천기술 고도화 사업' 착수 회의를 열고, 산·학·연·병이 함께하는 협력 체계를 가동한다고 밝혔다.
AI 휴머노이드는 사람의 형태를 닮은 로봇에 AI를 결합한 기술로, 주변 환경을 인식하고 사람의 말을 이해하며 스스로 작업을 계획·수행하는 로봇을 말한다. 공장, 물류, 병원, 돌봄 현장 등 다양한 공간에 활용될 수 있어 차세대 로봇 시장의 핵심 분야로 주목받고 있다.
이번 사업은 AI를 활용해 국가적 과학기술 과제를 해결하는 프로젝트인 'K-문샷'의 핵심 과제 중 하나다. 정부는 2026년부터 2030년까지 총 504억원을 투입해 지능과 신체 능력을 함께 갖춘 대표 AI 휴머노이드 플랫폼을 개발한다는 목표다.
사업은 KIST가 주관한다. 산업계에서는 LG전자, LG AI연구원, LG에너지솔루션, 로보스타, 위로보틱스 등이 참여하고, 서울대, 카이스트, 고려대, 경희대 등 학계와 한림대성심병원도 힘을 보탠다. 단순히 연구에 그치지 않고, 기술 개발부터 양산, 실제 현장 검증까지 이어지는 구조를 만들겠다는 취지다.
핵심은 하드웨어, 소프트웨어, AI 기술을 따로 개발하는 것이 아니라 하나의 패키지로 묶어 고도화하는 데 있다. KIST가 개발한 휴머노이드 플랫폼 '케이팩스(KAPEX)'를 기반으로 LG전자는 양산을 고려한 차세대 인간형 로봇 모델을 개발한다. 위로보틱스는 공공 환경에서 활용할 수 있는 이동형 인간형 로봇 플랫폼을 개선할 계획이다.
로봇의 '두뇌'에 해당하는 AI 기술 개발도 함께 추진된다. 연구진은 시각, 촉각, 언어, 행동 정보를 종합해 이해하고 판단하는 인공지능 모델을 개발한다.
LG에너지솔루션은 고안전 전고체 배터리 기술을 로봇 플랫폼에 적용해 화재 위험을 낮추고, 장시간 안정적으로 작동할 수 있는 휴머노이드 구현에 나선다. 이를 통해 향후 글로벌 안전 기준 경쟁에서도 앞서가겠다는 계획이다.
개발된 기술은 실제 의료·돌봄 현장에서 검증된다. 연구진은 한림대성심병원 등에서 휴머노이드 20대 이상을 투입해 생활 보조, 공공 서비스, 장기 복합 작업 수행 능력 등을 확인할 예정이다. 실험실이 아닌 실제 환경에서 안전성과 신뢰성을 검증하는 것이 목표다.
김성수 과기정통부 연구개발정책실장은 "이번 사업은 AI, 휴머노이드, 배터리, 양산 기술, 실증 역량을 하나로 묶어 대한민국 대표 AI 휴머노이드 플랫폼을 구축하기 위한 출발점"이라며 "산·학·연·병의 역량을 모아 글로벌 AI 휴머노이드 시장에서 한국이 주도권을 확보할 수 있도록 지원하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