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바이오로직스가 파업 기간 중 생산 현장에 무단으로 들어가 조업을 방해한 혐의로 노조원을 형사고발했다. 노조가 예고했던 닷새간 전면 파업은 끝났지만, 연장·휴일 근무를 거부하는 준법투쟁에 들어가면서 노사 갈등이 길어지는 양상이다.
6일 업계에 따르면, 삼성바이오로직스는 지난 4일 파업 기간 중 생산 현장에 출입해 공정을 감시한 노조원을 업무방해 혐의로 고발했다. 회사 측은 해당 노조원이 정당한 업무 권한 없이 타 부서 공정 구역에 들어가 임의로 감시 활동을 벌이고, 정상 조업을 방해했다고 보고 있다. 삼성바이오로직스는 이를 단순 쟁의 활동이 아니라 직무 범위를 벗어난 행위로 판단했다.
회사가 강경 대응에 나선 것은 바이오의약품 생산 현장의 특수성 때문이다. 삼성바이오로직스 같은 위탁개발생산(CDMO) 공장은 의약품 제조·품질관리기준(GMP)과 표준작업지침서(SOP)에 따라 출입 인원과 작업 절차가 엄격하게 통제된다. 세포 배양, 정제, 충전 등 공정이 24시간 이어지는 구조라 비인가 인원이 제조 현장에서 임의로 활동하면 품질 관리 체계가 흔들릴 수 있다는 것이 회사 측 설명이다. 회사는 파업 과정에서 발생한 불법 행위에 대해 형사고발뿐 아니라 사내 징계와 손해배상 청구 등 후속 조치도 검토하고 있다.
이번 고발로 이날 예정된 노사 대표 교섭위원 1대1 면담에도 냉기류가 흐를 전망이다. 노사는 4일 중부지방고용노동청 중재로 협상에 나섰지만 합의에 이르지 못했다. 6일 대표 교섭위원 간 면담에 이어 8일에는 고용노동부가 참여하는 노사정 회의도 예정돼 있다. 하지만 노사가 각자 주장을 굽히지 않고 있어 입장 차가 좁혀지지 않고 있다. 노조는 파업 종료 뒤에도 준법 투쟁을 이어가겠다는 방침이고, 회사는 불법 행위에 타협하지 않겠다는 입장이다.
삼성바이오로직스 노조는 지난 1일부터 5일까지 창사 이후 첫 전면 파업을 벌였다. 앞서 4월 28일부터 30일까지는 일부 공정에서 부분 파업도 진행했다. 전면 파업에는 조합원 4000명 가운데 2800여 명이 참여한 것으로 알려졌다. 파업은 대규모 집회보다 조합원들이 연차를 쓰고 업무에서 빠지는 방식으로 진행됐다.
회사 측은 파업으로 일부 공정을 중단하면서 1500억원 수준 손실이 발생했고, 준법 투쟁 강도에 따라 피해가 늘어날 것으로 보고 있다. 노조는 임금 14.3%와 정액 350만원 인상, 1인당 3000만원 격려금 지급, 영업이익 20% 성과급 배분 등을 요구하고 있다. 여기에 임원 임면과 인사 계획 통지, 성과 배분과 인력 배치에 대한 노조 의결, 회사 분할·외주화 때 노조 심의·의결 등 경영권 침해 소지가 있는 요구도 포함됐다. 회사는 6.2% 임금 인상과 일시금 600만원을 제시한 상태다.